[Oh!쎈 초점] 음악예능 범람에도 '복면가왕'이 필요한 이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05 12: 17

MBC 예능 '복면가왕'은 꿈의 무대요, 행복의 무대다.
스타들에게는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게 하면서 시청자들에게는 그들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프로그램이 친근하고 익숙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구성으로 음악 예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예상치 못했던 가수와 배우의 깜짝 출연도 또 하나의 기쁨이나, 외모와 스펙 등 외적인 조건 아닌 내적의 가치에 집중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을 반영해 큰 감동을 안긴다.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은 황재근 디자이너와 제작진이 특수 제작한 가면을 쓴 8인의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뽐내는 대한민국의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 전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라는 설명은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안 될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올 2월 18일 설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어 두 달 뒤인 4월 5일부터 '일밤'의 1부 코너로 자리잡았다. 어제(4일) 방송은 시청률 13.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면서 동 시간대 1위를 굳히고 있는 모양새다.

'복면가왕'은 총 8명이 4개 조로 나와 듀엣곡 대결을 펼친 후 1라운드를 통과한 4명이 2개 조로 나뉘어 솔로곡 대결을, 여기서 뽑힌 2명이 솔로곡 대결을 펼친다. 이후 통과한 사람은 대기하고, 앞선 가왕이 노래를 부른 후 다시 투표를 해 최종 '복면가왕'을 결정한다. 어떻게 보면 정말 단순한 구성이지만, 음악 예능의 범람에도 '복면가왕'만의 장점은 외모 편견을 부수고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더불어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가수들도 재미를 추가한다.
우리 사회는 외모와 스펙이 개인의 성패를 가른다고 믿고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해있다. 예쁘면 뭐든지 잘 하는 것으로 여기거나 반대로 뛰어난 외모 덕분에 모자란 실력을 덮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알아도 잠시 미뤄둔 채 오로지 점수 따기에만 연연하며 청춘을 즐기지 못한다.
물론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청년들이 자신을 향한 편견과 자격지심에 갇혀 꿈을 쫓지 못하는 현실은 늘 안타깝기만 하다. '복면가왕'은 우리에게 외모에 대한 바람직하지 못한 고정관념, 강박관념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 긍적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줬다.
어제 방송도 그랬다. 그동안 근황이 궁금했던 가수 왁스와 배기성이 나와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싶다"며 가수로서 가창력을 뽐냈고, 래퍼 치타는 랩만 잘할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보컬에도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드러냈다. 매 번 화제의 인물을 섭외해야 하는 제작진의 부담도 있을 듯 싶지만 '복면가왕'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고, 시청자들이 안방에서 편안하게 노래를 듣고 부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복면가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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