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를 대표하는 오늘과 내일의 얼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년 경력의 송강호는 오늘을 이끌어 가는 대선배로, 6명의 '라이징스타'는 미래를 책임질 새 얼굴들로 함께 하며 훈훈함을 안겼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제2전시회장 4전시홀 내 이벤트홀에서 열린 아시아캐스팅마켓(Asian Casting Market) 캐스팅보드 행사에서는 김우빈, 김고은이 한국대표로, 조우정, 장용용이 중화권 대표로, 사토 타케루, 나가사와 마사미가 일본의 대표로 선정됐다. 또 송강호는 이 캐스팅보드에서 준비한 '커튼콜'의 첫회 주인공으로 선정돼, 국내외 언론과 마켓 관계자들 앞에서 자신의 20여년 배우 인생을 되돌아 봤다.
이날 캐스팅보드는 오후 2시에 시작한 캐스팅보드 6인의 토크쇼부터 시작해, 송강호의 '커튼콜', 다시 캐스팅보드 6인의 야외무대인사로 이어지는 약 3시간 30분 분량의 긴 행사였다. 김우빈, 김고은, 조우정, 장용용, 사토 타케루, 나가사와 마사미는 약 1시간 30분 동안 자신들의 대표작을 소개했고, 진행자 및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시아 감독이나 배우들을 묻는 질문에 각 배우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펼쳤다. 그 중에서도 사토 타케루와 장용용은 김지운 감독을 공동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사토 타케루는 "어느 특정 감독님의 성함을 든다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다"면서도 "어제 부산에 도착하고 식사 모임을 했을 때 김지운 감독과 함께 자리를 하고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름이 안 나와도 같은 세대 젊은 감독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질문은 마지막 순서였던 야외무대인사에서도 반복됐는데, 김고은은 "아까 나가사와 마사미, 장용용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찍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여성판 '스물'을 찍고싶다"며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멜로가 가장 많은 김우빈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혀 웃음을 주기도 했다.
송강호의 '커튼콜' 시간은 20년차 국민배우의 역사를 돌아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송강호는 데뷔작인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최근작인 '변호인', '사도'와 관련된 모든 질문에 정중히, 솔직하게 대답하며 국민배우다운 위엄을 보였다.
특히 그가 지난 20여년 간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작품은 '반칙왕'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지금 방금 하신 질문을 가끔 받는데, 꼭 한 편을 제 필모그래피 중에 꼽으라면, 대답하는 작품이 있다. 그 작품이 '반칙왕'이라는 영화다"라며 "지금 '밀정'을 같이 준비하는 김지운과 했던 15년 전 영화인데, 그 영화가 나에게 가장 마음 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내 첫 주연작이기도 했지만 그런 의미보다 '반칙왕'에서 주인공인 임대호라는 인물이 꼭 나와 같다. 내가 배우 생활을 하는 것 같은, 배우로서의 그런 인물과도 많이 닮았다. 첫 주연작이기도 하지만, 그 인물이 배우 송강호와 정서적인 동질감이 많이 느껴진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천만 부담'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말 못한다.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있어서 그에 걸맞은 연기와 결과가 나와주기를 바라는 게 나 뿐만이 아니라 천만이라는 숫자의 개념보다, 많은 분들에게 인정을 받고 격려를 받는 작품이 되길 원한다"고 솔직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6인의 '라이징스타'와 송강호의 만남은 짧지만 흥미로웠다. 이들은 함께 사진을 찍고 수상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후 6명의 스타들은 송강호와의 만남이 인상 깊었던 듯 야외무대인사에서 송강호의 이름을 여러번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함께 작품을 찍고 싶은 배우에 대해 조우정은 송강호, 최민식, 하정우라고 우리 배우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점을 보여줘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한편 국제공동제작 활성화의 일환으로 아시아 대표 배우들과 세계 영화산업 관계자들을 연결하는 비즈니스의 장인 아시아캐스팅마켓은 한국, 중국, 일본 등 세계 최대의 영화시장으로 부상한 아시아의 스타들을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행사다. 김우빈, 김고은, 조우정, 장용용, 사토 타케루, 나가사와 마사미가 선정돼 참여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