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예능인보다 웃긴 이 남자, 배우 임원희가 ‘냉장고를 부탁해’를 뒤집어 놓았다. 능청스러운 얼굴로 남다른 시식평을 늘어놓고, 유난히 작은 입 크기 탓에 의도치 않은 웃음을 선사하는 등 그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는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배우 임원희의 냉장고 재료를 이용해 셰프들이 요리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영화 ‘식객’ 촬영 당시, 소 정형작업까지 직접 한 적이 있다는 임원희는 본격적인 요리 대결 시작 전부터 뛰어난 요리 실력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평소 요리 실력을 묻는 MC들의 질문에 “맘먹고 하면 김치찌개 된장찌개는 맛있게 할 수 있다”며 “일반인 하는 수준에서 맛없다는 소리는 안 듣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임원희는 “요리와 예술은 같은 지점에 있다, 감이 있는 사람이..”라며 요리에 대한 철학을 말했고, 일장연설을 이어가려다 “너무 재수 없게 떠드나?”라고 셰프들의 눈치를 보며 입을 가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그가 제시한 요리 주제는 ‘퓨전요리의 끝판왕’이었다. 다소 감을 잡기 힘든 퓨전요리라는 주제에 MC들이 구체적인 의미를 묻자 임원희는 “상업화된 퓨전요리가 아닌, 친구가 ‘나 퓨전요리 먹고 싶어’하면 파는 건 아니지만 이게 원래 퓨전이지!”라며 툭 내놓을 수 있는 퓨전요리가 먹고 싶다고 했다.
난해한 그의 설명에 셰프들이 어리둥절해하자 임원희는 자신감을 잃고 “평소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데 이렇게 재수 없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 같다”며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옆에 앉아있던 최현석이 마음껏 얘기해보라며 멍석을 깔아주자 이내 임원희는 “진짜 재수 없게 말하면 한식 중식 이태리식 다 섞어가지고 진짜 끝판왕을 만들어 보세요!”라며 “냉장고는 건들지 말고 냉동고로만!”이라고 소리쳐 능청스러운 메소드 버럭 연기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주제에 따른 최현석의 ‘최면육회’와 홍석천의 ‘쑥테이크’가 완성된 후, 퓨전요리인 만큼 재료를 하나하나 진지하게 음미하는 임원희의 표정은 진지했다. 좀처럼 표현해야 할 단어를 찾지 못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임원희는 결국 “애매하다”며 “너무 애매하게 말해서 죄송한데 이게 그런 맛”이라고 솔직한 감상평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홍석천의 ‘쑥테이크’를 입에 넣으려는 순간, 임원희는 한껏 벌린 입 크기보다 크게 잘린 고기를 입 안으로 넣지 못해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임원희는 “얼굴은 큰데 입이 작다”며 변명했고, 가로로 눕힌 고기조차 한 번에 입 안으로 넣지 못해 또 한 번 모두를 폭소케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음식을 맛 본 그는 “두 요리의 문제는 아니고 단점이 뭐냐면 국수가 애매하고 쑥 맛이 애매하다”며 “기본 재료 위에 다른 게 붙어서 애매하게 만들어 버렸다”고 솔직한 감상을 밝혔다. 이런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최현석의 ‘최면육회’였다. 그 이유에 대해 임원희는 “‘쑥테이크’도 훌륭했지만 퓨전에 맞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최면육회’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게스트 중 가장 말은 많은데 정작 내용은 없는 횡설수설 시식평과 셰프들이 만든 음식에 당황하며 요리를 입 안에 제대로 넣지 못하는 등 임원희의 말과 행동은 역대급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고, 아무도 막을 수 없었던 예능감으로 ‘냉장고를 부탁해’의 역사를 다시 쓴 임원희.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한 그의 재출연을 기대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한편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