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분이었다. 김명민이 남의 밥이나 훔쳐 먹는 괴짜 같은 면모를 드러낸 뒤 등장한 유아인의 카리스마는 시청자들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또한 눈빛과 표정을 싹 바꾸고 유아인과 변요한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김명민 역시 놀라운 존재감을 뽐냈다. 김명민 유아인 변요한이 만들어낸 긴장감은 앞으로 ‘육룡이 나르샤’를 더욱 기대케 만드는 요소가 됐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1회에서 괴짜 같은 성격을 지닌 정도전(김명민 분)은 8년 만에 개경으로 돌아와 능청스럽게 남의 밥을 훔쳐먹고 도망쳤다. 하지만 곧 산 속으로 들어가 매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던 그는 동굴로 들어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이방원(유아인 분)을 만났다.
소년의 얼굴을 한 이방원은 “참으로 오래도록 기다렸다”고 말하고는 이내 정도전을 스승님이라 불렀다. 하지만 정도전은 “나도 모르는 내 제자라”며 날을 세운 뒤 “허먼 내 뒤에 있는 자도 나를 기다린 것인가”라 물었다. 이 말에 숨어 있던 땅새(변요한 분)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정도전에게 자신을 “당신에게 인생 사기 당한 사람”이라 소개했다. 정도전과 땅새가 마주하며 기 싸움을 펼치는 가운데 이방원은 반가운 기색이 역력한 표정과 목소리로 “저는 두 분을 아주 잘 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방원은 곧바로 비장한 표정으로 자신을 “소생 이방원이라 하옵니다”라고 소개했다. 유아인은 이 짧은 시간 안에 이방원의 여러 가지 색깔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년 같은 해맑은 얼굴을 가졌지만, 훗날 군주가 될 기개와 강인한 눈빛만큼은 김명민, 변요한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김명민 역시 묵직한 카리스마와 짧은 대사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고, 변요한은 땅새의 거친 삶을 오롯이 표현하며 앞으로 펼쳐질 이 세 사람의 관계를 궁금케 만들었다.
이 세 사람의 만남은 60분 방송에서 고작 2분 가량을 차지했지만 그 존재감 만큼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강렬했다. 그랬기에 뒤 이어 8년 전 아역배우들의 활약 역시 몰입감 있게 펼쳐질 수 있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4회까지는 아역이 책임을 지고, 성인 배우들은 5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을 한다. 또 1회가 첫 번째 용인 이성계의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2회는 두 번째 용인 정도전이 주가 되어 극을 이끌어 갈 예정. ‘연기본좌’라 불리는 김명민의 진면목이 제대로 발현될 2회가 될 전망이라 더욱 큰 기대를 모은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고려라는 거악(巨惡)에 대항해 몸을 일으킨 여섯 용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첫 방송부터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라 전국 기준 12.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극 1위 자리에 올랐다. /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