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김영광도 환자의 죽음과 자신의 한계에 절망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극 중 김영광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극한 재난 상황 속 눈앞에서 환자의 죽음을 목격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끔찍한 경험은 그의 ‘사고 트라우마’를 자극해 그를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게 했다.
JTBC 금토 미니시리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에서는 이해성(김영광 분)의 ‘트라우마’를 집중 조명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디데이’ 6회에서 해성은 죽은 자들의 환청과 환영을 보는 등 정신적 외상 증세를 보여 긴장감을 높였다.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며 혈소판과 혈액을 구하러 간 해성은 한강미래병원 붕괴로 인해 죽게 된 환자의 목소리 환청에 시달렸고, 한강미래병원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해성은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환자들의 환영까지 보게 됐다.
특히 해성은 “우릴 이대로 두고 가면 어떡해”, “환자 팽개치고 저만 살겠다고 가면 어떡해” “우릴 버렸어 저 혼자 살겠다고 우릴 버렸어” 등의 환청을 들었고, “아니에요 제가 구해드릴게요”라며 붕괴된 건물의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다. 이처럼 해성이 들은 환청은 그가 얼마나 큰 죄책감에 사로잡혀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무엇보다 해성이 이렇게 심각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데에는 ‘부모님의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는 듯해 그를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지난 ‘디데이’ 4회에서 해성은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해성의 아버지는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는 해성과 함께 미래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했지만 결국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다.
‘디데이’ 제작진은 “부모님의 사고는 해성에게 큰 트라우마로 작용한다. 사고 이후 해성에게 환자는 치료해야 할 대상인 동시에 자신이 살리지 못한 아버지,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가 됐다. 이에 해성은 환자를 살리는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천재가 아닌 인간적인 의사 해성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재난으로 인해 병원마저 한계에 부딪혀 더욱 심각한 위기가 닥쳐올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려는 해성이 고난과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디데이’는 서울 대지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금, 토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kangsj@osen.co.kr
[사진] ‘디데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