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밴드의 대표 주자 YB가 첫번째 스무살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20주년 콘서트를 통해 이 다섯 남자의 지난 20년간 음악 인생을 되돌아봄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6일 오후 서울 청담 일지 아트홀에서는 YB 20주년 콘서트 '스무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YB는 오는 15일 시작하는 데뷔 20주년 콘서트 '스무살'에 대한 소감과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멤버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앞서 YB의 대표곡들을 들어볼 수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첫번째 무대는 '박하사탕'으로, 지난 2005년에 발표된 5집에 있던 곡을 7집에서 리메이크한 것이다. 잔잔한 5집의 느낌을 전형적인 록음악 풍으로 각색해 강렬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특히 동명의 영화 속 명대사와 같은 후렴구 '나 돌아갈래'로 진한 여운을 남기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두번째 곡은 YB가 해외활동에서 주로 불렀던 '리얼 맨(Real Man)'. YB의 9집 수록곡 '상남자'의 영어 버젼으로, 외롭고 고독한 여러 중년 남성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영어 가사에서도 역시 빛을 발하는 윤도현의 보컬과 멤버들의 강렬한 연주가 인상적인 무대였다.
마지막으로는 바로 어제(5일) 공개된 이번 신곡인 '스무살' 무대가 이어졌다. '스무살'은 20주년을 기념한 곡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의 실현과 멀어져가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록에 대한 YB의 연륜과 신예 EDM 프로듀서 알티의 일렉트로닉한 신선함이 결합돼 탄생한 곡이기도 하다. 과연 듣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도록 만드는 연주와 여유로운 윤도현의 무대매너가 돋보였다.
무대가 끝나자 멤버들과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됐다. 먼저 윤도현은 "다른 기자회견을 가면 유명한 연예인 분들이 와서 MC를 하시는데, 저희는 제가 하겠다. 저도 MC를 한 경험이 좀 있어서 잘 할 수 있다. 매끄러운 진행 보여주겠다"라며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
윤도현의 진행으로 시작된 인터뷰에서는 20년을 맞은 멤버들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박태희는 "라이브 밴드로서 이렇게 현장 속에서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팬들의 사랑이 컸다. 지금 만나고 있는 여러분들도 그 중의 한 명이다. 스무살 청년이 된 YB가 앞으로도 청년다운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준 역시 "20년 중에 15년을 함께 하고 있는데, 이제 조금 밴드가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예전보다 재밌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더 즐겁게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들뜬 소감을 전했다.
또한 20년 동안 함께 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윤도현은 "솔직히 말해서 YB를 20년 동안 할 줄은 몰랐다"라며 "20, 30, 40년 이상 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도 없었다. 하다보니 20년이 됐고, 매일 순간에 혹시 우리끼리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잘 풀려고 노력했다"라며 "제일 중요한 건 음악에 대한 열정이 비슷했고, 수입 분배도 공정하게 했다. 시작점부터 잘 한 것 같다"라며 "감히 얘기하자면 멤버들 성격이 모나거나 악한 사람이 없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여태까지 잘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멤버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 박태희는 "할아버지가 되고싶은 꿈이 생겼다"라며 "이제는 다음 세대와 함께 같은 무대에서 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10~20년 후 머리가 하얘지고 피부가 쪼그라들었을 때, 건장하고 상큼한 밴드와 투어를 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이어서 윤도현은 "올해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때마다 웃음이 나왔다. 우리 모습이 우스울 것 같고, 앞으로 20년이 너무 기대된다는 웃음이 나왔다. 20년을 터닝 포인트로 삼아서 또 다른 시작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며 "주변에서 '이 정도면 됐지 않냐'고 하시는데 그 방식은 저희가 살아가는 방식이랑은 다른 것 같다. 다른 20년을 꿈꾸며 살고 싶고, 건강하게 음악해서 나중에 외국의 장수 밴드처럼 오래도록 활동하길 바란다"며 소신이 담긴 생각을 밝혔다.
이처럼 스무살이라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맞은 YB는 그간 활동을 하며 가져왔던 가치관과 함께 앞으로 그려갈 청사진에 대해 밝히며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그들의 말처럼 10년, 20년 뒤에서 후배들과 함께 어우려저 여전히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주할 YB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한편, YB는 데뷔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YB 20주년 콘서트-스무살'을 개최한다. YB가 걸어온 20년간의 음악 여정을 되돌아보는 한편, 새로운 도약을 위한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한 것. 이번 콘서트는 YB의 노래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팬들과 관객들에게 추억과 희망을 전하는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YB는 서울 공연 이후 내년 1월까지 창원, 군산, 성남, 김해, 대구, 연천, 원주, 부산, 포항, 울산, 의정부, 이천 등 12개 도시 전국 투어 일정을 이어간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쇼노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