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월화극 3색 드라마, 안방저격 '강약 포인트'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10.06 16: 09

[OSEN=권지영 기자, 박판석 기자, 이소담 인턴 기자] 10월, 월화극 대전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 5일 지상파 3사의 새 월화드라마가 동시에 첫 방송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일단 승기는 SBS '육룡이 나르샤'가 잡았다. '육룡이 나르샤'는 시청률 12.3%(닐슨,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고, MBC ‘화려한 유혹’(8.5%)과 KBS 2TV ‘발칙하게 고고’(2.2%)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세 드라마는 각기 다른 장르와 개성을 자랑한다. '육룡이 나르샤'는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 격인 팩션 사극이고, '화려한 유혹'은 상류사회의 치정멜로를 다루는 드라마이며 '발칙하게 고고'는 풋풋한 학원물이다. 각기 다른 저격 포인트를 가진 세 드라마들의 강약 포인트를 짚어봤다.

◈ '육룡이 나르샤'
강점 : 최대 장점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집합체라는 점이다. '본좌' 김명민을 시작으로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유아인, 사극 여신 신세경, 변요한, 천호진, 박혁권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 정도로 검증된 배우들이 출연한 가운데 아역배우들까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니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연기력 논란은 전무할 전망이다. 이미 박혁권이 연기하는 길태미 역은 첫 회만에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얄미운 악역이지만 매력적이라는 반응이다.
약점 : 주요 연기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배경이 늘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는 현대극에 비해 중간 유입이 쉽지 않은 사극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고 역사가 스포일러(예비 시청자들에게 내용을 미리 알림)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익숙한 캐릭터와 내용을 어떻게 재해석해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시키고, 쫄깃한 전개를 펼칠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 화려한 유혹
강점 : '메이퀸', '황긍무지개' 등 MBC 막장 주말드라마를 집필했던 손영목 작가의 신작인 만큼 첫 방송부터 센 이야기를 내세웠다. 전개도 빨랐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휘몰아쳤다. 첫 방송부터 바닥까지 내려간 여자와 성공을 위해 독을 품은 남자의 이야기가 흡인력 있게 그려졌다. 진부한 통속극이었지만 흥미는 있었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좋은 때깔로 포장한 것은 연출의 힘이 컸다. '마마'를 통해 정밀하면서도 세련된 연출을 한 김상협 PD는 극성이 센 '화려한 유혹'을 젊은 감각을 덧입혀 노후하지 않게 만들었다.
최강희, 차예련, 주상욱, 정진영 등 주연배우들의 구멍없는 연기력과 몰입감 있는 빠른 전개가 돋보인다. 특히 최강희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다. 최강희는 그동안의 발랄한 인물에서 벗어나 풍파를 겪으면서도 진한 모성애로 버티는 은수를 절절하게 표현했다. 옥살이 중 가슴을 치며 딸을 생각하는 엄마 은수의 눈물 연기는 첫 방송의 강렬함을 더했다. 주상욱은 사랑과 성공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형욱으로 완벽하게 변신해, 앞으로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점 :  손 작가 드라마는 명확한 선악구도 속 극악무도한 악역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극성이 셌다. 다만 언제나 허술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야기로 인해 시청자들의 헛웃음을 유발했다는 점도 공통점. 이 같은 막장 드라마를 평일 프라임시간대에 배치한 MBC의 틈새전략이 통할지는 지켜볼 문제다. 일단 2위로 출발한 '화려한 유혹'이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전작에서 시청자들을 탄탄한 이야기로 설득하는데 부족했던 손 작가가 끝까지 첫 방송에 흘려놓은 비밀들을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여러 사건들이 얽혀 있어서 복잡한 느낌도 준다. '막장' 자체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단점이 될 수 있다.
◈ '발칙하게 고고'
강점 : '또' 학원물이지만 뭔가 좀 다른, KBS의 2015년 두 번째 학원물은 발랄한 분위기 안에서 성적지상주의에 찌든 학생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담아내며 시선을 끌었다. 성적을 무기로 갑질하거나 성적을 위해 친구 따위는 쉽게 배신해버리는 어린 학생들 치졸한 모습이 그려지며 기존 '학교' 시리즈에서 보다 극성을 강화한 '발칙하게 고고'는 댄스 동아리, 응원 동아리 등으로 배경을 살짝 옮기면서 색을 달리했다.
전작 '후아유-학교2015'의 미스터리하고 정적인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뜨겁고 활기차게 들썩이는 세빛고 안에서 계산적인 우등생과 순수한 열등생의 대비가 명확했으며, 또 이들이 응원동아리에서 하나가 되며 진정한 우정을 깨달아가게 될 모습이 싱그럽게 그려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단점 :  신인등용문으로 불리는 '학교' 시리즈답게, 정은지, 이원근, 빅스 엔, 채수빈, 지수 등 아직 인지도가 낮은 연기자들이 극을 이끌면서,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하는데는 다소 미흡했다. 정은지가 전면에 나서 다양한 표정으로 극을 끌고 갔지만, 전작 '후아유'의 조수향을 참고해 악역 연기를 했다는 채수빈은 섬세하지 못한 표정 연기로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또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던 '후아유' 종영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선보인 '발칙하게 고고'는 신선함이 다소 떨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명민, 유아인 등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SBS '육룡이 나르샤'와 자극적인 소재를 빠르게 끌고 나간 MBC '화려한 유혹'에 비해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적었던 '발칙하게 고고'가 화려한 치어리딩 기술을 어디까지 보여줄지도 미지수다.  / osenstar@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 스틸,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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