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도시농부’(이하 ‘인간의조건’)는 독한 캐릭터 없이 묵묵히 작물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청정 예능이다. 그러나 출연자들이 땀 흘려 재배한 농작물을 나눠주는 자리는 아주 특별했다.
6일 오후 5시 KBS 신관 시계탑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인간의 조건’팀이 박성광 편과 조정치 편으로 나뉘어서 이날 오후 1시에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농작물을 나눠준다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게릴라 이벤트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박성광과 조정치의 자존심이 걸려있기 때문이었다. 둘은 각자 SNS에 올린 글을 보고 팬들이 얼마나 오는지 그 숫자를 가지고 대결을 펼쳤다. 이날 대결에서 진 사람은 SNS를 접고 진 편은 굴욕적인 벌칙을 받기로 했다.
박성광은 지난 8월 18일 같은 내용의 이벤트를 열었지만 단 한명도 오지 않아서 굴욕을 당한적 있다. 그러나 이날 대결은 그렇게 볼품없지 않았다. 조정치와 박성광을 찾아온 팬들은 양손 가득 멤버들이 직접 담근 장아찌와 화분 그리고 청경채와 아마란스씨 등 방송에서 자라는 모습을 봤던 것들을 받아갔다. 팬들에게 직접 땀 흘린 결과물을 나눠주는 멤버들의 얼굴에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의 조건’ 팀의 팬서비스도 최고였다. 박성광과 조정치를 찾아준 팬들을 위해 최현석 셰프는 발차기 시범을 보여주고 조정치는 무반주로 노래도 불렀다. 아이를 안고 찾아온 팬, 교회에서의 인연으로 찾아온 팬, 아파서 병원을 갔다가 찾아온 팬 등 ‘인간의 조건’을 사랑하는 팬들도 다양했다. 팬들과 호흡하는 ‘인간의 조건’팀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인간의 조건’ 연출을 맡은 원승연 PD는 이번 게릴라 이벤트를 두고 “이번 이벤트는 방송을 통해 보시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이색적이고 듣도 보도 못한 벌칙을 준비 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해달라”라고 전했다.
도심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힐링을 책임지던 ‘인간의 조건’이 이제는 웃음 사냥에 나섰다. 폭소 만발했던 이번 게릴라 이벤트는 오는 23일 방송될 예정이다. /pps2014@osen.co.kr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좌) 조정치 인스타그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