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나영석과 김태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14 07: 19

현재 예능가는 나영석 PD와 김태호 PD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두 사람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은 각각 '1박2일'·'삼시세끼'와 '무한도전'인데,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실험 정신을 발휘하며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콘텐츠를 탄생시키고 있다.
먼저 나영석 PD는 최근 웹 예능 '신서유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1박2일'의 원년 멤버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 달도 못 미쳐 무려 4천만 이상의 조회수를 돌파하며 나영석 파워를 입증했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등 멤버들이 중국 서안을 여행하며,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열성을 다해 퀴즈를 맞히는 모습이 큰 웃음을 안겼다. 인터넷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지만 네티즌들을 끌어당길 힘은 충분했다. 어떻게 보면 별 일 아닌 일에 온 힘을 쓰며 게임을 하는 이들의 유랑기가 바라보고만 있어도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한결 같은 멤버들의 케미스트리는 친근하고 정감이 갔다.
또 '삼시세끼'는 어떠한가. 산과 바다에서 재료를 직접 구해 하루 세 끼를 차려먹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예능에 녹여내 한방, 아니 두 방을 연속으로 터뜨렸다. 현재 정선과 만재도로 떠나 각각 시즌2까지 제작된 상태다. 게스트의 의외의 면을 발굴해내는 나 PD의 능력 또한 대단했다.
한편 김태호PD는 '예능계 이단아'로 불린다. 국내 최초로 야외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을 선보이며 예능계 판도를 바꿔놓았다.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무한도전'을 이끌어오는 끈기와 인내로 이제는 안 보면 섭섭한 '국민 예능'을 탄생시켰다('무도'가 국민 예능이라는 점을 부정할 사람을 없을 것 같다).
예능의 수명이 점점 더 짧아지는 현 시점에서 정해진 일정한 포맷도 없이, 단 한 번도 같은 주제로 방송한 적이 없을 정도로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제작진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태호의 창의성은 천부적인 예능감에, 멤버 및 시청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치열한 연구가 쌓여서 나온 것이다. 방송 초반에는 다소 인지도가 낮았던 정준하 하하 정형돈도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OSEN에 "김태호 PD는 조연출 시절부터 선·후배들에게 편집을 잘하기로 소문이 났다. 별로 재미있지 않았던 내용도 그의 손을 거치면 새롭게 탄생했다"며 "매번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내는 기획력도 탁월하다.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그의 능력을 치켜세운다고 한다. 개인적인 삶을 버리고, 일주일에 5일 이상 아이템 회의를 하며 보낸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이 두 PD가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려는 것이 공통적인 목표인데 나 PD가 평범한 소재로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면, 김 PD는 사회 전반에 관심을 갖고 신선함과 독특한 시선으로 진정성과 감동 코드를 한층 강화한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나영석 PD는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끌고가는 데 매우 탁월하다. 소재 자체가 창의적이거나 특별하진 않지만 두어가지 재료 속에서도 출연자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편집을 통해 깊고 진한 스토리를 구성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서 인기를 얻는 것 같다"며 "그가 무엇을 하든지 재미있고 인간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재미를 기본으로 하되 마음의 위안과 휴식을 담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 PD가 보편적인 재미를 추구한다면, 김 PD는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더 가깝고 마니아스러운, 좀 더 개성 강한 재미를 폭넓게 추구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일단 김태호 PD는 아이디어가 창의적이다. 사회적인 관점도 갖고 있어서 그것을 예능에 녹여내고, 성찰하게 만드는 능력이 독보적"이라고 분석했다.
두 PD가 자신의 장점을 살려 각자 처한 조건과 상황 속에서 만들어낸 선택과 집중이 '국민 예능'을 탄생시켰다. 이 프로그램이 롱런하는 비결은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예능의 제작 환경을 바꿔 놓은 두 사람이 앞으로도 기쁨과 행복을 주는 프로그램을 창조하길 기대해 본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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