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소담 인턴기자] 전 축구선수 송종국과 배우 박잎선의 이혼 소식이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들은 MBC '일밤 – 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 자녀 송지아, 송지욱과 함께 출연해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서 방송에 온가족이 노출된 만큼 아이들을 걱정하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 6일 송종국과 박잎선은 결혼 9년 만에 이혼 합의를 하고 법원에 서류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부부 사이의 관계, 아이들에 대한 양육권과 친권에 관한 문제 등도 함께 전해졌다. 이는 곧 지아와 지욱이의 이야기다.
육아예능에서 우려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아이들의 사생활이 온 국민에게 노출돼 있다. 부모님의 사생활이 하루 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고 아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위로 아닌 위로를 받았다. 하지만 관심 자체가 독이 될 수 있다. 아직 왜 사람들이 나에게 위로를 해주는지,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그 자체로 이해하기도 힘든 나이다. 아이들에게는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스마트폰을 켜도 텔레비전을 켜도 나오는 부모님의, 자신들의 이야기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은 이런 일들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할까.
아이들이 어른들의 무분별한 '악플'에 노출됐다는 것도 우려할 점이다. 아무리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표방한다하더라도 방송은 기본적으로 편집이 들어간다. 정해진 분량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편집은 어른들의 시각으로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하게 오해를 살 수 있다. 시청자들 역시 어른들의 기준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판단하고 심한 경우 악플을 달기도 한다. 스마트폰과 함께 나고 자란 아이들이 이 악플을 보지 않았을 거라곤 장담할 수 없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했던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에게 안티카페가 생긴 것은 이 단적인 예다.
아울러 가치관에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 아이들은 아역배우는 아니지만 스타의 가족보다는 더 얼굴이 알려진 그 가운데 놓여 있다.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만큼 준연예인급 관심이 따른다. 육아예능이 끝나면 다시 일반인의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성인이 아닌 아이들에게는 가치관에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 또 있다가도 사라지는 것이 인기인데 아이들이 적응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물론 육아예능이 주는 순기능적인 측면도 있다. 다수의 프로그램들 역시 가족의 끈끈한 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했고, 시청자들은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에 '힐링'을 얻었다. 다만 아이들이 주인공인 만큼 단점을 보완할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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