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화려한 유혹’ 막장 숨긴 신의 한수, 시간 뒤튼 폭풍전개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0.07 10: 41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의 역습이 시작됐다. 완성도 높은 대작인 SBS ‘육룡이 나르샤’에 맞서서 극성이 세지만 일단 흡인력은 상당한 이야기로 시청률 사냥에 성공했다. 단순히 자극만 있는 게 아니라 꽤나 흥미로운 전개가 ‘화려한 유혹’의 강점이 되고 있다.
‘화려한 유혹’은 ‘메이퀸’, ‘황금무지개’를 집필한 손영목 작가의 신작. 지나치게 통속적이고 어이가 없는 막장 전개로 비난을 받았던 손 작가의 작품인데, 아직까지는 큰 무리 없이 재미를 잡고 있다.
이 드라마는 비밀스러운 이끌림에 화려한 세계로 던져진 한 여인 이야기로, 상위 1% 상류 사회에 본의 아니게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루겠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했다. 보통 드라마가 시간 순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과 달리 ‘화려한 유혹’은 현재의 이야기를 먼저 시작, 인물들의 과거와 얽혀 있는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내던졌다.

드라마는 단순하다. 절대 악인 강석현(정진영 분)이 존재하고, 석현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신은수(최강희 분), 그리고 은수와 진형우(주상욱 분)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친구이자 석현의 딸인 강일주(차예련 분)의 이야기다. 손 작가의 전작대로 선과 악의 뚜렷하고 단순한 구도인데, 다만 초반 이야기 전개를 시간 역순으로 하면서 본의 아니게 ‘미스터리극’이 됐다. 석현의 악행으로 인한 결과물이 먼저 배치되고, 석현이 저질러온 못된 행각들이 비밀로 감춰지고 복선으로만 깔리면서 추리하는 맛이 있었던 것.
덕분에 전작에서 처음부터 대놓고 악역들을 배치하며 뒤로 갈수록 불사조 악역을 만들었던 손 작가의 이야기 맹점이 감춰졌다. 석현의 악행이 살짝 살짝 비치는 지금 단계가 적당히 자극적이면서도 다음 이야기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있기 때문. 이야기 전개는 상당히 빠르고 재밌으나, 아직까지는 석현이라는 인물이 시청자들의 짜증을 극도로 유발하는 ‘악마’가 아니라는 점이 ‘화려한 유혹’의 초반 비교적 완성도 높은 이야기의 이유가 되고 있다.
사실 손 작가는 전작에서 완성도와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하며 ‘막장 작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표를 달았다. 이번 드라마 역시 개연성이 부복한 휘몰아치는 전개가 예상되나, 2회가 방송된 지금까지는 시간 역순의 빠른 전개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초반 남주혁과 김새론의 풋풋하고 아련한 첫 사랑이 극성을 중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두 배우는 안정적인 연기로 드라마 토대를 잘 닦고 있다.
시청률 역시 호조다. 7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는 전국 기준 12.4%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화려한 유혹’(9.7%), KBS 2TV ‘발칙하게 고고’(3.2%) 등을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
‘육룡이 나르샤’는 2회 연속 시청률 1위를 했지만 ‘화려한 유혹’과의 격차는 좁아졌다. 지난 5일 방송된 1회는 두 드라마가 각각 12.3%, 8.5%를 기록한 바 있다. 두 드라마의 시청률 격차가 크지 않은 가운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화려한 유혹’의 역습이 월화드라마 판도에 새로운 관전 지점이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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