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로맨스 풍년 속 한 줄기 빛 스릴러물 [첫방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0.08 06: 59

로맨스가 주를 이루는 드라마 라인업 속에서 그야말로 영화 뺨치는 실사감과 퀄리티로 첫 방송부터 대박 조짐을 보이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마을’은 연출, 대사, 연기 삼박자의 합을 제대로 맞추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앞으로 수·목요일은 SBS로 채널 고정을 예약했음은 물론이다.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이하 '마을')은 지난 7일 오후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운명적인 이끌림에 따라 아치아라라는 마을로 향한 소윤(문근영 분)과 그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기묘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마을’은 그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캐나다에서 살던 소윤은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가 죽자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짐 속에서 우연히 어릴 적 자신의 가족이 겪었던 사고에 대한 기사를 발견했고, 자신이 죽은 것으로 기록됐다는 걸 알고 궁금증을 가졌다. 소윤의 가정사가 앞으로 극의 이끌어나갈 복선과도 같은 역할임을 암시한 것.

결국 소윤은 가족의 죽음에 대한 내막을 밝히기 위해 마을 아치아라로 향했지만, 그 곳의 분위기는 왠지 으스스했다. 하필 소윤이 마을에 도착한 날은 비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졌고, 버스 기사는 요즘 비오는 날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있다며 겁을 줬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소윤의 뒤에는 정체 모를 남자가 ‘딸그락’ 거리는 호두 소리와 함께 따라 붙으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다음 날 소윤이 부임한 학교에서도 역시 심상치 않은 분위기는 계속 됐다. 소윤을 본 남선생은 "한 번 마을에 들어오면 나가기 쉽지 않다. 여기 호수에 물귀신이 있거든. 물귀신 아귀힘이 굉장하니까 조심해라"라고 예고했고, 학생들을 찾기 위해 들어선 산 속에서는 백골이 된 시체를 발견했다. 이 때 마치 소윤을 향해 뻗은 듯한 시체의 손을 보고 시청자들 역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이후에도 소윤의 주변에서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이어졌다. 우연히 담임을 맡은 반의 학생 유나(안서현 분)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반항했고, 마을 사람들은 자신만 보면 시체 얘기를 꺼내며 괴롭혔다. 더욱이 방송 말미에는 앞서 말썽을 피웠던 유나가 소윤의 집을 찾아오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 상태.
이처럼 뚜껑을 연 ‘마을’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와 세세하게 깔린 복선들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이미 영화 ‘장화, 홍련’을 통해 검증된 공포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문근영은 이번 작품에서도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표정 연기와 대사 전달로 기대를 충족시켰다. 그를 제외하고도 육성재부터 신은경, 장희진, 온주완  등의 배우들 역시 각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으로 구멍 없는 연기를 완성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장르물 드라마에 시청자들 역시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독특한 소재와 이를 살리는 연출, 심지어 음향까지 모든 면에서 부족함 없는 첫 회를 완성시켰다는 것. 물론 ‘마을’은 아직 1회만이 방송된 상태다. 앞으로도 이 기세를 이어나가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마을'은 평화로운 마을에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 / jsy901104@osen.co.kr
[사진] '마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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