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소담 인턴기자] '그녀는 예뻤다' 박서준이 까칠함을 벗고 다정함을 장착하면서 캐릭터가 날개를 달았다. 박서준은 물 만난 고기 마냥 특유의 꿀 떨어지는 눈빛을 보냈고 여심은 또 한 번 저격당했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연출 정대윤, 극본 조성희) 7회에서는 출장 후 가까워진 지성준(박서준 분)과 김혜진(황정음 분)의 관계가 그려졌다.
성준은 혜진에게 특별한 계기가 있어 달라져 온 것은 아니다. 곁에서 지내오면서 서서히 혜진에게 물들어갔다. 익숙한 첫사랑의 향기를 본능적으로 느껴가고는 있지만 혜진의 정체를 알아챈 것은 아니다. 결정적 사건이 없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행동의 변화를 설득시키기란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박서준은 서서히 혜진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을 이전부터 단계적으로 그려왔고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었다.
앞서 박서준은 황정음과 올초 MBC 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남매로 자라온 오리진과 오리온으로 호흡한 적이 있다. 메인 커플 차도현(지성 분)과 오리진 만큼 큰 인기를 끈 서브 커플이었다. 리온은 리진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처하며 주로 장난스러우면서도 다정한 모습을 연기했다. 시청자들은 이때의 모습을 기억했다. '그녀는 예뻤다' 초반 악연으로 얽혀가는 전개를 보면서도 곧 '킬미, 힐미'에서의 다정한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 인내했다.
이날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그 한을 조금 풀었다. 혜진과 성준이 단 둘이 출장을 떠나 과거 이야기를 공유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기폭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 박서준의 무장해제된 다정한 눈빛이 이미 그것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혜진을 위해 소똥 무더기에서 사원증을 찾아주는 모습에서는 무뚝뚝한 표정과 말투가 그대로였으나 이 장면부터는 또 한 차원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강원도까지 내려온 신혁(최시원 분)을 경계하고, 신혁과 혜진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질투해 마시지 못하는 술까지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 등 보다 적극적으로 혜진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혜진과 단둘이 술을 마시러 가겠다는 신혁에 "갑시다. 요즘 무알코올도 잘 나오니까"라는 장면도 능청맞게 잘 표현했다.
회사에 돌아오고 나서는 박서준의 다정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혜진을 향해 먼저 다정한 말투로 인사했고, 혜진이 사다준 샌드위치를 들고 "잘먹을 게요"라며 웃음 지었다. 그동안의 까칠함이 모두 용서되는 장면이었다. 동시에 팀원들에게도 활기찬 인사를 건넸다. 혜진이 일상에 스며든 후 달라져가는 성준의 모습을 단적으로 그려낸 예다. 여기서 박서준은 평소 성준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파이팅'이라는 말과 두 손을 들어올리는 행동으로 디테일을 더했다.
'그녀는 예뻤다'는 첫 방송에서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4.8% 시청률로 시작을 알렸다. 이후 7회 만에 13.1%로 수목극 정상에 올랐다. 여기엔 배우들의 호연이 뒷받침돼 있었다. 누구 하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로코퀸 황정음의 연기는 물론 함께 중심축을 담당하는 박서준의 연기 또한 시청률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캐릭터간의 '케미'가 제대로 사니 시청자들은 점점 더 빠져들 수밖에 없다. / besodam@osen.co.kr
[사진] '그녀는 예뻤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