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은 매주 평일 오후 9시 30분, 이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내레이션을 더하고 있다. 그야말로 'MBC의 김상중'인 셈. 그런데 김재원이 '화정'에서 지독하게 아픈 캐릭터 인조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프로그램 때문이다. '화정'의 중심에 MBC 시사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이 있다는 것. 무슨 뜻일까?
"'리얼스토리 눈' 때문에 MBC에 늘 출근해요. 그러다가 김상호 감독님을 만났고 다짜고짜 보드판를 보여 주시며 하고 싶은 캐릭터를 고르라고 하시더군요. 감독님과 주변 스태프들이 '광해는 군이고 인조는 대왕'이라며 인조를 추천해 줬어요. 좋지 않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지만 감독님을 믿었죠."
"사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른 사람의 인생을 보는 눈이 생겼어요. 배우로서 굉장히 좋은 일이죠.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도 있더라고요. 살인, 사기 등 무거운 내용을 전달할 땐 내 감정을 숨기고 아나운서처럼 말하게 되는 거죠. 연기자로서 목소리에 혼이 없어졌다는 것, 큰일이잖아요. 그래서 '리얼스토리 눈'을 통해 생긴 다각도의 시선을 인조에 담아 연기했죠."
김재원은 '리얼스토리 눈'의 현장 녹화를 계획할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 애정을 쏟고 있다. 이 때 만난 한 노인과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 홍쌍리 마을의 노파, 흐드러지게 핀 매화나무의 매실꽃, 풍수지리적으로 솟아나는 좋은 기운이 김재원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었다.
"어머니가 가진 마음이 참 예뻤어요. 먹는 것에 대한 정성과 자부심이 크셨거든요. 진정성이 느꼈답니다. 지금도 연락을 드릴 정도로요. 어머니께서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되라고 하셔서 만의 얼굴이 되겠다고 약속드렸는데 '화정'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아요."
연기 변신에 성공해 배우로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김재원이다. 그가 선택할 다음 작품이 벌써 기다려진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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