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운 게 뭔데?”라며 시한폭탄 같은 반항기를 뽐내던 육성재가 왠지 모르게 으스스한 마을의 한 줄기 햇살 같이 해맑은 경찰관으로 변신했다. ‘후아유’에서 아이돌이라는 출신을 잊게 만들었던 그는 이번에도 역시 어색함 없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육성재는 SBS 새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이하 '마을')에서 아치아라 파출소의 순경 박우재 역을 맡았다. ‘마을’은 평화로운 마을에 암매장된 시체가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스토리로,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둠과 긴장감 속에서 극이 진행되는데 화면에 육성재가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그러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운명적인 이끌림에 따라 아치아라라는 마을로 향한 소윤(문근영 분)과 그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기묘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쉴 틈 없이 그려졌다. 겉으로는 이보다 평화로울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마을 안에서는 백골의 시체가 발견됐고, 친절해보였던 마을 사람들은 말 못할 비밀을 감추는 듯한 의뭉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가운데 우재만은 달랐다.
그의 첫 등장은 이러했다. 방영 전 공개된 캐릭터 설명에서 범죄 없는 시골 파출소 순경으로서 화투패의 모자란 인원 채우기, 경운기 대리기사 등의 잡일까지 돕는다고 밝힌 것처럼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 대신 기왓장을 수리하다 아래로 떨어지는 굴욕을 겪은 것. 거기다 할아버지는 기절한 우재를 향해 찬 물을 끼얹었고, 이에 우재는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려야 했다. 육성재 특유의 넉살스러움과 장난기 어린 연기가 빛을 발하며 극의 분위기를 한층 띄웠다.
또한 우재는 가장 먼저 시체를 발견한 목격자인 소윤을 보면 시체 얘기만 늘어놓는 마을 사람들 중 유일하게 소윤을 걱정해준 인물로 따뜻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우연히 지나가던 소윤을 향해 "많이 힘들지 않냐. 여기에 적응하기도 전에 끔찍한 일을 겪고, 앞으로 불편한 일 있으면 도와드리겠다"라고 친절하게 말했다. 앞서 ‘마을’ 연출을 맡은 이용석 PD는 “멜로가 없다”라고 밝힌 바 있지만, 소윤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우재의 눈빛은 보는 이들마저 설레게 만들었다.
이처럼 ‘육성재’는 ‘마을’ 첫 회를 통해 적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하며 전작에 이은 새로운 도약을 알렸다. 극 중에서는 소윤과 함께 마을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리하는 핵심 인물이자, 시청자들에게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속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활력소 같은 존재이기도 한 것. 또한 그는 이번 시체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로서 남다른 열정을 드러낸 바 있는데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마을’은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마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