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된 '해투3', 웃.음.실.종…적응 시간을 부탁해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0.09 00: 39

KBS 2TV '해피투게더3'가 무려 7년 만에 변화를 꾀했다. 사우나 토크가 식상해질 무렵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개편 후 첫 방송에서 웃음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조금 더 때를 기다려야 할 듯하다.
8일 오후 11시 15분, 개편된 '해피투게더3'가 베일을 벗었다. 기존 MC 유재석-박명수 외에 전현무, 조세호, 김풍이 새 MC로 등장했다. 사우나복이 아닌 작업복을 입고 드넓은 스튜디오에서 오프닝을 열었다.
유재석은 박명수를 보며 "개편 칼바람에 살아남았다.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박명수는 "천복을 타고났다"고 기뻐했다. 녹화 전날까지 합류가 불투명했던 조세호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세' 예능인 전현무와 김풍도 열정을 내비쳤다.

이들 5인 MC는 게스트가 의뢰한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는 모토 아래 두 게스트가 버리고자 내놓은 박스를 뒤적거렸다. 이 박스의 주인공은 개리와 지석진이었다.  
지석진은 가족사진과 통장, 가수로서 냈던 LP음반, 유행이 지난 옷, 만능 런치 등을 내놓았다. 개리는 권투 글러브, 스케이트 보드, 배즙, 팝아트 작품, 같은 디자인의 옷 등을 버렸다. 5인 MC는 이들 물건을 정리하며 두 사람에 대해 알아갔다.
첫 번째 코너는 '100물 100답'. 게스트가 물건에 대한 퀴즈를 내고 나머지 사람이 그 물건을 찾으면 됐다. 퀴즈를 맞히면 해당 물건의 받을 기회가 주어졌는데 주인이 주고 싶지 않다면 정답을 맞혀도 기회는 날아갔다.
지석진이 통바지, 만능 런치 등에 담긴 추억을 공개했다. 개리는 스케이트 보드, 명언 액자 등에 관련된 퀴즈를 냈다. 박명수, 유재석, 조세호 등이 정답을 맞혔다. 물품을 주고받으니 스튜디오에 온기가 돌았다.
두 번째 코너는 '애애모물'이었다. 컨베이어 벨트에 물건들이 지나갈 때 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은 수거하면 됐다. 이때 개리는 자신이 키우는 신인 여가수 미우와 함께 나오는 열정까지 보였다.
지석진이 박명수에게 콜라보레이션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했고, 오히려 중국의 국민 가수 광량에게 듀엣 제의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개리는 '19금' 가사를 쓰는 이유와 작사 노트를 공개하며 추억을 나눴다.
지석진과 개리가 버린 물건들은 뜻깊게 재활용됐다. 지석진의 낡은 이불은 개 담요로 됐고 오래된 TV는 아이들의 공부방에 놓여졌다. 감동적인 마무리였다.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이렇다 할 재미는 없었다. 유재석-박명수를 제외한 MC들의 역할은 불분명했고 사물 토크는 추억팔이 용으론 좋았지만 약했다. 개편 발표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지만 첫 회로는 실망을 안겼다.
하지만 아직 실패를 언급하긴 이르다. '해피투게더'는 시즌3까지 이어오며 끝없이 변화를 꾀했고 결국 장수 프로그램으로 남으며 성공해왔다. 이번 '정리의 발견' 포맷도 수정과 안정을 거듭하면 익숙해질 일이다.
다만 1회분은 확실히 너무나도 아쉬웠다. /comet568@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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