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의 솔로콘서트를 보고 나니 종현을 두고 아이돌인지 아티스트인지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날 종현은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종현을 모두 보여줬다. 종현은 이번 솔로콘서트를 통해 싱어송라이터로서 역량과 확실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는 것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종현은 8일 오후 8시 서울 삼섬동 SMTOWN THEATERE에서 솔로 콘서트 '더 스토리 바이 종현(THE STORY by JONGHYUN)'을 열었다. 이 공연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하며 4회 추가공연이 결정됐다. 이날도 800석가량 되는 SMTOWN THEATERE는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다.
종현의 섹시한 무대로 솔로콘서트는 시작했다. 가죽바지와 상체에 달라붙는 흰색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서 흥겨운 안무와 함께 ‘데자뷰’를 열창했다. 바로 이어진 ‘할렐루야’ 무대에서도 격렬한 안무를 추면서도 전혀 흐트러짐 없는 보컬실력으로 종현의 엄청난 연습량을 엿볼 수 있엇다.
다시 막이 오르고 밴드와 함께 등장한 종현은 본인이 작사·작곡해서 다른 가수들에게 준 노래를 본인만의 편곡과 목소리로 다시 부르면서 확실한 색깔을 보여줬다. 작사가로 데뷔한 노래인 ‘줄리엣’, 엑소 정규 2집에 수록된 ‘플레이보이(PLAYBOY)’, 김예림이 부른 ‘노 모어(NO MORE)’, 손담비가 변신을 시도한 ‘레드 캔들(Red Candle)’까지 이어서 불렀다. 노래를 직접 만든 사람의 편곡과 해석으로 다시 태어난 노래들은 밴드의 연주와 어우러지면서 전혀 다른 노래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종현이 만든 노래들은 댄스곡부터 미디움템포의 발라드, R&B, 보사노바,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고 있다.
종현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능력뿐만 아니라 보컬로서도 훌륭했다. 종현은 이날 게스트로 초대된 가수 커피소년의 요청에 따라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무반주로 불렀다. 종현이 들이내쉬고 마시는 호흡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노래실력이었다. 이어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에 수록된 ‘미안해’, ‘하루의 끝’, ‘산하엽’을 이어서 부를 때는 종현은 사라지고 노래와 관객들이 직접 만나는 느낌을 줬다. 관객석에 펜 라이트까지 꺼진 어두운 공간에서 울려퍼지는 종현의 목소리는 오래오래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종현은 “샤이니 공연에서 화려한 무대 장치와 퍼포먼스로 볼거리를 많이 보여드렸다면 이번 솔로 콘서트에서는 볼거리 보다 들을 거리를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밴드와 정말 많이 합주를 하면서 계속해서 편곡방향과 셋리스트(공연에서 부르는 노래)를 고민했다”고 콘서트를 준비한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종현은 지난 1월 솔로 앨범 ‘BASE’를 발매하는데 자작곡 4곡을 포함해서 전곡 작사에 참여하면서 싱어송라이터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지난달 17일 발표한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은 전곡 자작곡으로 만들어졌다. 종현은 음악을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지난 2일 소설 ‘산하엽-흘러간, 놓아준 것들’을 발표하며 문학적인 재능까지 드러냈다. 종현은 끊임없이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평가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결과 차츰차츰 종현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pps2014@osen.co.kr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