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용기 있는 개편을 단행한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오픈부터 새로웠다. 유재석-박명수-전현무-조세호-김풍이 기존의 사우나에서 벗어나 텅빈 세트장에서 100개의 물건과 함께 시작하는 모습은 초심으로 돌아가 비어있는 공간에 지난 추억들을 하나씩 정리 정돈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해피투게더와 닮아 있었다. 때문에 크게 변했지만 요란하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 앞으로가 기대되는 첫 방송이었다.
지난 8일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의 첫 게스트는 개리와 지석진이었다. 두 사람과 MC 유재석은 오랫동안 한 프로그램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 온 사이. 때문에 이들은 서로 공유하는 추억도 많았지만 의외로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부분도 많아서 놀라움을 선사했다. 100개의 물건을 하나씩 오픈 할 때 마다 MC들은 이들의 성격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유독 오래된 물건이 많은 지석진의 물건을 정리하면서는 "외로우신거 같아요", "옛날 사람같아요", "현재 행복하지 않은거 같아요" 라며 다양한 모습을 유추했다. 또한, 유독 옷이 많은 개리의 물건을 보면서 "의류 사업자에요?", "전세 사시는 분 같아요. 쓸데없는 물건에 돈을 많이 쓰시네요"라고 돌직구를 던지는가 하면 권투 글러브를 보며 "개리가 권투를 했었다"며 잊고 있던 개리의 특기를 떠올렸다.
100개의 물건들 사이에는 지석진과 개리의 추억이 함께 있었다. 지석진의 담보대출 통장과 아이 100일 사진첩이 발견되자 유재석은 "이 형 어디 떠나요?"라며 놀라워하는가 하면, 개리의 재고 의류들을 보면서는 개리가 과거 의류 사업을 했던 흑역사를 떠올리게 했다. 이에 지석진은 "물건을 보니 나이가 나오는구나. 개리가 확실히 젊구나"라며 개리와의 관계를 의미심장하게 말해 웃음을 터트렸다.
이후 이루어진 100물 100답은 물건의 주인이 물건에 얽힌 자신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그 물건을 찾아오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지석진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입지 못한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그 동안 안 입었던 철 지난 옷을 입어보자 MC들은 "와~ 멋지다", "지금까지 옷 중에 최고다"라며 사기급 리액션을 선보여 팔랑귀 지석진이 옷을 버리지 못하게 했다. 개리는 보드를 통해 지난날 앨범을 못 낼 정도의 열정으로 익혔던 보드기술을 선보이며 과거 뜨거운 열정을 떠올렸다.
이어 세트를 옮긴 이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전달해 오는 물건들을 하나씩 보며 본격적인 토크를 나누는 '애매모물(애매모호한 물건의 정리)' 시간을 가졌다. 컨베이어 벨트 토크에서는 게스트 중 신인가수 미우가 가세해 더욱 풍성한 토크를 만들었다. 유재석은 본인이 명품을 사지 않는 것에 대해 "이미지 때문이 아니다.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자 지석진은 "그게 아니라 어울리지가 않아"라고 디스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개리는 한번도 입지 않은 고가의 배기팬츠와 신발 등을 내놓으며 충동구매로 인한 폐해를 인증했다. 한편 지석진은 "중국 TV에 입국장면이 등장한다", "중국 내 최고 인기가수가 함께 듀엣을 제안했다"며 중국 내 최고 인기를 전했다.
지금은 안 쓰는 지난 물건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바뀐 '해피투게더3'는 청춘의 고민, 가장의 외로움 등 지난 추억들을 잊고 있던 물건을 통해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전혀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면서 공감과 힐링을 이끌었다. 이제 막 새로운 길의 첫 걸음을 뗀 '해투3'가 앞으로 어떤 길을 선보일지 기대를 높이게 했다. 또한, 방송말미에는 개리와 지석진의 물건들이 다양한 곳에 기부되어 알뜰하게 쓰여지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이들의 추억이 다른 사람에게도 또 다른 추억을 만들 것임을 기대하게 했다. / jmpyo@osen.co.kr
[사진]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