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홀로 속앓이를 했던 학창시절 짝사랑이자 첫사랑. 머나먼 타국 독일로 훌쩍 떠나버려 미처 꺼내보지도 못했던 고백 상자가 20년이 지나 건네졌다.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 속 차현석(이상윤 분)과 하노라(최지우 분)의 애닲은 이야기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두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 13회에서는 하노라에게 자신의 20년 전 어릴적 마음을 확실하게 전하는 차현석의 모습이 그려졌다. 무려 20년을 묵혀뒀던 상자 속 고백이다.
끝까지 이를 숨기려했던 차현석은 이혼을 앞둔 노라가 자신을 향한 동정심에 잘해준다고 오해하는 통에, 결국 끄집어 내 고백했다. 지금의 하노라를 걱정하고 챙겨주는 것은 하찮은 동정심 따위가 아닌 연출가라는 자신의 꿈을 믿고 지지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라는 사실을 덧붙이며.
고백상자에는 여고생이던 하노라가 좋아했던 음악을 모아둔 테이프도 있었다. 카세트 플레이어까지 준비한 현석은 흡사 고교 시절로 돌아간듯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 꽂은 채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함께 들었다.
현석은 아직 노라에게 고백하지 못한 게 또 있다. 여전히 노라를 잊지 못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를 눈치채고 있는 사람은, 노라와 현석의 동창인 라윤영(정수영 분), 현석의 조교 신상예(최윤소 분) 정도. 여기에 노라의 남편 김우철(최원영 분)도 이를 어렴풋 짐작했다.
최지우는 이날 할머니가 돌아갔던 지난 2000년, 자신을 장례식장에도 보내지 않았던 성공에 눈 먼 우철의 몰랐던 과거까지 알게 되면서 이혼을 종용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아들 민수(김민재 분)의 적극적인 응원도 입었다.
이제 하노라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다. 바로 현석의 마음을 한시라도 빨리 눈치채고, 그와 20년전 못 다한 사랑을 나누는 일이다. 이를 위해선 현석의 적극적인 대시와 고백이다. 여전히 현석이 친구의 우정과 의리로 자신에게 잘해준다고 여기는 노라는 불쑥 현석에게 피어나는 설레임도 짐짓 부정하는 중이다. 20년간 수동적으로만 살아와 몸에 밴 습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이제 이혼에 대한 노라의 확신에 찬 의지를 알게 된 차현석이 자신의 마음을 하노라에게 전달해야 한다. 20년전 편지에 "널 좋아한다"고 똑바로 써내려갔던 그 순간처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다시,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 gato@osen.co.kr
[사진] '두번째 스무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