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이 틀렸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대 성황 속에 폐막을 맞는다. 국내외 유명 배우들이 총출동해 축제를 함께 했고, 퀄리티 높은 다양한 작품들이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상영됐다. 스무 살 잔칫상은 푸짐했고, 성년이 된 ‘BIFF’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성숙했다.
논란도 불청객도 없는 축제였다. 지난해 ‘다이빙벨’로 시작된 외압 논란, 예산 축소 등의 진통을 겪어온 바. 고난을 겪은 뒤 더욱 성장했다는 평이다. 진통 속에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그 성년식을 준비한 BIFF는 그 어느 해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져왔다. BIFF 측은 영화제가 시작 되기 전 “20주년이라고 해서 특별한 행사를 하고픈 마음은 없었다. 모양새를 갖추는 것보다는 성숙한 모습과 겸손한 마음으로 조용한 20회를 치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부산 일대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75개국에서 영화 304편이 초청돼 해운대와 센텀시티, 중구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올해 영화제는 공동 집행위원장이 된 배우 강수연의 합류로 더 내실 있어지고 새로운 시도가 늘었다. 새로운 작품과 감독 발굴에 크게 신경을 썼고, ‘마켓’에도 공을 들였다. 또한 20주년을 맞아 '아시아영화 100' 특별전을 준비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은 인도에서 독립영화제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모제즈 싱의 감독 데뷔작 '주바안(Zubaan)'이 선정됐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을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하는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매우 이례적인 일. 이는 아시아의 신인감독들을 발굴하는 것에 더욱 힘쓰기 위함이다.
올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마켓이다. 10주년을 맞은 아시아 필름마켓과 함께 신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론칭해 영화제 기간 내 10월 3일부터 6일간 해운대 벡스코 등지에서 개최됐다. 20주년을 맞아 준비된 '아시아영화 100' 특별전도 호응을 얻었다. 전문가들이 선정한 '위대한 아시아영화 100편과 감독 100인'을 통해 아시아영화 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도.
의미있는 축제를 함께 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영화인들도 쟁쟁했다. 아시아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들과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낸 것. 제20회 BIFF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아시아 영화의 미래와 현재의 만남’이다. 허우샤오시엔, 지아장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조니 토, 에릭 쿠, 가와세 나오미, 고레에다 히로카즈, 라브 디아즈, 왕빙, 바흐만 고바디 등 아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대거 부산을 찾아 BIFF의 스무 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영화 팬들과 만났다.
국내외를 주름잡는 유명 배우들도 총출동해 함께 축제를 즐겼다.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 하비 케이틀, 나스타샤 킨스키,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 셀린 살렛 등의 방문했으며 진백림, 탕웨이도 부산을 찾았다. 국내 배우로는 송강호, 황정민, 정우성, 손예진, 신현준, 이정재, 유아인, 전도연, 조재현, 김우빈, 이선균, 박성웅, 김남길, 손현주, 강하늘, 이광수, 이천희, 박보영, 윤계상, 김옥빈, 엑소 수호, 디오, 곽도원, 채정안, 카라 박규리, 김규리 등이 무대인사와 오픈토크, 관객과의 대화 등으로 영화 팬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한편 스무 번째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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