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낮에도 별(스타·연예인)이 뜬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더욱 화려한 영화인들이 참여해 뜻 깊은 자리를 함께 했다. 영화를 감상하고, 그 영화 속 주인공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해운대를 찾은 배우들은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의 열정에 다양한 팬 서비스로 화답하며 이번 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다.
개막식 당일일 지난 1일 궂은 날씨로 비행기가 뜨지 않았지만, 이들의 발길을 막을 수는 없었다. 스타들은 KTX를 이용해 부산을 찾아 당일 부산역 승강장을 포토존으로 만들었다. 개막식 행사 직전까지 재난청에서 거센 비바람으로 인한 강풍경보 문자가 발송되는 등 악조건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우아하고 또 근사하게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후 해운대 비프빌리지부터 길거리, 남포동 비프광장, 밤에는 포차촌을 방문하며 영화 팬들과 적극적으로 만났다. 다양한 무대인사와 오픈토크, GV(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고, 팬들은 뜨겁게 열광했다.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부산을 찾았다. 국내는 물론 외국의 유명 배우들도 해운대에서 영화 팬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 하비 케이틀, 나스타샤 킨스키,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 셀린 살렛 등의 방문했으며 진백림, 탕웨이도 부산을 찾았다. 국내 배우로는 송강호, 황정민, 정우성, 손예진, 신현준, 이정재, 유아인, 전도연, 조재현, 김우빈, 이선균, 박성웅, 김남길, 손현주, 강하늘, 이광수, 이천희, 박보영, 윤계상, 김옥빈, 엑소 수호, 디오, 곽도원, 채정안, 카라 박규리, 김규리 등이 자리해 영화 팬들과 가까이 소통하며 호응을 받았다.
# 좋아하는 영화, 출연진을 한 번에..‘무대인사’
영화 속 주인공들을 한 자리에서 보는 짜릿함. 매년 가능 부산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올해에도 많은 스타들이 무대인사 자리에서 영화를 소개하고 팬들과 만났다. 영화 ‘사도’의 이준익 감독, 송강호, 유아인의 무대 인사가 특히 반응이 좋았다. 이광수와 이천희, 박보영의 ‘돌연변이’ 무대인사에는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의 팬들이 자리해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무뢰한’의 전도연과 김날길, ‘스물’의 김우빈과 강하늘, ‘소수의견’의 윤계상과 김옥빈 등도 무대인사로 팬들을 만나 영화를 알리고 영화제를 축하했다.
# 이거 팬미팅 아니에요? ‘오픈토크’
오픈코트 현장은 팬미팅을 방불케 했다. 정성들여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미친 듯 소리 지르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어떤 무대에서는 팬들과의 포옹이 이뤄지고 배우의 생일 파티가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유아인과 이정재의 오픈토크가 뜨거웠다. 일대 교통을 마비시킬 정도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고,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팬들은 함성과 박수로 반응하며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배우들도 호응에 입담과 팬 서비스로 화답하면서 축제의 분위기를 더했다. ‘칸의 여왕’ 전도연 역시 오픈토크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귀한 시간을 가졌다.
틸다 스윈튼과 소피 마르소, 나스타샤 킨스킨의 오픈토크도 특별했다. 만인의 연인답게 이들의 오픈토크 현장에는 중년의 남성들이 많은 자리를 채웠고, 소피의 오픈토크에는 불어로 쓴 플래카드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각자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호흥을 이끌어 냈며 즐거움을 줬다.
# 감독, 배우와 나누는 영화 이야기, ‘GV’
영화제에서 영화를 본 뒤 감독 혹은 배우와 나누는 GV(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가장 의미 있는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GV에서는 ‘베테랑’의 황정민이 주목 받았다. 당초 류승완 감독만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 행사에 황정민이 깜짝 등장해 팬들의 호응을 얻은 것. 류 감독과 함께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며 관객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도 GV를 통해 영화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또 영화를 통해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관객들과 가까이서 이야기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 현장에서는 영화에 대한 토론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부산 일대에서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75개국에서 영화 304편이 초청돼 해운대와 센텀시티, 중구 남포동 등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오늘(10일) 오후 6시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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