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가 연출하고 배우 차승원-유해진이 주연으로 활약하는 일일드라마가 왔다. 어촌 만재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농익은 노부부의 힐링극. 시즌2로 돌아온 tvN '삼시세끼-어촌편2'를 비유한 이야기다.
출생의 비밀이나 다각으로 뒤엉킨 러브라인도 없다. 김치로 뺨을 때리거나, 홧병으로 죽는 사람도 없다. 그저 이 작품이 보여주는 건 '한 끼'를 잘 챙겨먹는 별볼일 없는 이야기다. 캐릭터는 익숙하다. 우리가 흔히 봐온 엄마(차승원), 아빠(유해진)의 투닥거림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삼시세끼-어촌편2'는 만재도에 다시 입도해 '세끼하우스'에 짐을 푼 차승원과 유해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배경도, 콘셉트도, 출연자도 같으니 연출자인 나영석 PD가 "일일드라마 보듯이 보는 재미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말이 새삼 이해가 됐다.
'연속극'은 '삼시세끼'를 꽤 잘 표현해낸 단어다. 동일한 출연진과 제작진,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전 시즌의 스토리가 축적돼 더 새롭고 풍성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방식. '정선편2'가 이서진과 옥택연의 관계를 비롯해 옥순봉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범위가 점차 확장됐던 것이 단적으로 좋은 예다.
이날 방송된 '어촌편2'도 그랬다. 한층 확실해진 차유 부부의 케미는 물론, 어촌계장, 부녀회장 등 만재도 주민들과 더욱 돈독해진 모습이 공개된 것. 앞서 "시즌2에서는 '세끼 하우스에서 만재도 전체로 공간이 확대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나 PD의 귀띔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TV에는 온통 자극 투성이다. 앞선 자극을 뛰어넘기 위해 후발주자는 더 센 자극을 쏟아낸다. 끝없는 자극戰이다. 하지만 '삼시세끼-어촌편2'는 그냥 배가 고파 토마토를 따내 설탕에 버무리고, 비가 오니 생각나는 부추전을 바삭하게 익혀 해먹는 게 전부였다. 물론 어린애 같은 장난으로 기뻐하거나, 투정을 부린다거나, 서로를 구박하는 식의 사소한 에피소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귀여운 산체와 벌이를 보는 재미도 있다. 가끔은 제작진이 덧입힌 자막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만재도의 가족힐링극 2막 1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제 우리 시청자들의 금요일은 한동안 '삼시세끼-어촌편2'를 통한 힐링으로 짙게 물들여질 일만 남았다. / gato@osen.co.kr
[사진] '삼시세끼-어촌편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