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tvN '삼시세끼-어촌편'에는 차승원과 유해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어마무시한 케미와 확실한 역할 분담은 만재도에서의 자급자족 라이프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에다.
그런데 박형식이 왔다. 시즌2의 첫 번째 게스트다. 이미 타 예능에서 '아기 병사'로 매력을 보여줄만큼 보여준 상태에, 최근 드라마까지 흥행하며 더 보여줄 게 있나싶던 그였다. 그런데 웬 걸. 방송말미 잠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촌편2'의 매력은 박형식이 얹혀지자 더욱 배가됐다.
지난 9일 방송된 '삼시세끼-어촌편2'(극본 김대주, 연출 나영석 신효정) 첫 회는 7개월 만에 만재도에서 생활을 시작한 차승원과 유해진의 환상 호흡이 빛을 발했다. 훌쩍 큰 산테와 벌이의 매력도 여전했다. '털자이크', '견권침해', '냥권침해' 등으로 두 마리 말 없는 동물의 마음을 대신 표현해주는 제작진의 센스있는 자막 역시 탁월했다.
박형식의 게스트 선택도 그랬다. 앞서 나영석 PD는 박형식에 대해 "다른 예능 프로를 보면서, 관상이라고 해야하나…우리랑 너무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확 왔다. 기본적으로 인상이 선하고, 하는 얘기에 가식이 없고, 형들과 나이차가 나서 귀여운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섭외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차승원과 유해진이 바빠서 늘 보조가 필요하다. 그런 부분을 잘해줄 것 같은데, 역시나 찍어보니깐 기대를 충족시켰다"며 "물론 박형식은 힘들었겠지만, 그 덕분에 차승원, 유해진은 음식하거나 낚시할 때,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말미에 등장한 예고편을 보니 나 PD의 말의 의미가 확실하게 와닿았다. 박형식은 차줌마의 5분 대기조로 쉼 없이 내달렸고, 업무과다로 머릿속이 얼굴처럼 하얘지는 현상도 겪어야 했다. 부추와 잔디를, 라임과 귤을 제대로 구분 못해 구박을 받으면서도 해맑게 웃는 박형식. 고생하는 형식의 모습에 차승원의 공감가는 외침. "형식이 안 왔으면 어떡할 뻔 했냐?" / gato@osen.co.kr
[사진] '삼시세끼-어촌편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