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그녀들’ 간미연과 채연이 용기 있는 출연을 감행했다. 무식하다는 꼬리표가 달라붙게 된 사연에 대해 언급할 수밖에 없는 ‘무한도전’에 출연해 당시 자신의 실수는 정말 몰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당당하게 인정했다. 억지로 해명을 하기보다는 다소 민망해도 인정을 한 모습은 멋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1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바보 전쟁 특집에 출연할 바보 어벤져스 9명으로 발탁됐다. 연예계 대표 바보들을 모은다고 했을 때 네티즌으로부터 강력한 추천을 받은 두 사람이었다.
시작은 예능프로그램이었다. 간미연은 수능 전날 장미를 rose가 아닌 lose라고 적었다. 채연은 사칙연산을 몰라 곱하기가 아닌 더하기를 먼저 했다. 두 사람의 실수는 포털사이트 게시물에서 잊을 만 하면 자주 등장하는 실수 사례였다. 이들의 출연은 연예계 대표 바보로 꼽히는 정준하, 김종민의 참여만큼이나 중요했다.
간미연과 채연이 이날 ‘무한도전’ 섭외 타진에 기꺼이 출연한 것은 이 같은 배경만 봤을 때 상당히 의외였다. 사실 굳이 출연하지 않고 거절해도 됐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언급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간미연은 “몰랐다”라고 인정했고, 채연도 “순서대로 계산을 한 것은 맞다. 사칙연산을 해야 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또한 채연은 눈물을 흘리며 사진을 찍은 일명 ‘눈물 셀카’에 대해서도 속시원하게 털어놨다. 그는 “진짜 지겹다. 사람들이 (문구를) 다 이걸 외울 것 같다”라고 웃었다. 채연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힘들고 슬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게 한 장이 아니다. 이 한 장을 건지기 위해 몇 장을 찍었겠느냐. 계속 울면서 찍었다. 슬펐는데 사진도 찍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당당한 인정과 귀여운 해명은 솔직함이 묻어 있었다. 피하지 않고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을 ‘흑역사’를 스스로 언급하며 굴욕을 자처했다. 하지만 이들의 솔직한 모습과 당당한 출연은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기 충분했다. 방송 후 피할 수 있었는데도 출연을 한 용기가 멋있다는 반응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영어 철자와 사칙연산을 몰라도 사는데 크게 지장 없다면서 몰라도 된다고 감싸는 네티즌도 많다.
‘무한도전’은 연예계 대표 바보들을 초대해 해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기획의도로 바보 전쟁 특집을 마련했다. 간미연과 채연의 솔직한 인정 뿐 아니라, 상식과 지식이 살짝 부족해도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솔비의 당당한 외침은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이 있었다. 바보 전쟁 특집이 시청자들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고 있는 것. 진짜 덜떨어진 바보가 누구냐는 숨은 질문을 곱씹게 된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