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소담 인턴기자] 산 넘어 또 산이다. 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더니 이번에는 막내가 문제였다. 그렇다고 섣불리 누가 잘못했다 탓하기도 어렵다. MBC 주말드라마 ‘엄마’에서는 부모님이 원하는 직업과 자식이 원하는 직업이 다를 때 생기는 갈등을 다뤘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엄마’(극본 김정수, 연출 오경훈) 11회에서는 의대 자퇴를 둘러싸고 엄마 윤정애(차화연 분)와 김민지(최예슬 분)가 대립했다. 민지는 집에서 쫓겨났고 정애는 교수를 찾아가 민지의 구제를 요청했다.
윤정애는 남편 없이 네 남매를 키우면서 참 많은 고생을 한 인물이다. 가난과 싸우며 어렵게 큰 가게의 사장자리까지 올랐다. 자신이 억척스럽게 살았기 때문에 자식들이 고생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볼 수 없다. 부모라면 누구나 이해할 심정이다.
‘엄마’에서는 막내 민지가 가장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았다. 정애는 민지가 의사가 되길 바라며 뼈 빠지게 학비를 댔다. 그런 민지가 의대를 자퇴하고 가수의 꿈을 꾼다니 정애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을 것. 정애에게 감정이입한 시청자라면 되레 민지가 “의사 되는 거 엄마 꿈이고 언니 꿈이고 오빠 꿈이었어. 나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래”라며 소리치는 장면은 철없어 보일 수도 있다. 정애와 힘든 일을 함께 해온 언니 윤희(장서희 분) 역시 “너 의대 보낸다고 엄마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너 양심 있으면 이러면 안 되지”라며 다그쳤다. 민지의 말에 답답함을 느낀 시청자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대사였다.
하지만 자식의 삶을 통해 얻는 보상 심리는 자식들에게 부담감과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마냥 민지가 철이 없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두 입장 모두가 이해가 간다. 둘째 오빠 강재 역시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을 땐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라”고 말했지만 동생이야기라는 걸 알고는 불 같이 화냈다. 이처럼 현실적인 가족의 이야기와 갈등을 그린 ‘엄마’의 에피소드들이 많은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