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소담 인턴기자] 노력한 만큼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차라리 내 잘못이라면 이렇게 속상하지는 않을 텐데 세상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운동선수에게는 부상이 그렇다. ‘청순FC’에서 오성진이 피로골절로 인해 하차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이하 ‘청춘FC’)에서는 청춘FC 선수들이 성남FC를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병원을 다녀온 오성진은 밤늦게야 숙소로 돌아왔다. 오성진은 피로골절(반복적으로 한 곳에 힘이 집중돼서 여러 번 과정을 거쳐 골절됨) 양상으로 재활 기간이 4개월에서 5개월 정도 예상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숙소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고 선수들은 아무 것도 묻지 못했다. 동료선수들은 누구보다도 그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옆에 앉아주는 것이 전부였다.
청춘FC는 단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으로 오성진의 부상은 곧 하차를 의미했다. “다 왔는데”라며 울음을 터트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부상이 선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억울한 마음도 들 터. 그러나 오성진은 그 순간에도 자신보다 어머니를 더 걱정했다. 그는 “저는 상관없어요. 그런데 엄마랑 형이 엄청 좋아했는데 실망할까봐”라며 눈물을 흘렸다.
감정을 추스린 후에는 “형들 쉬라고 할 때 쉬었어야 했다”며 웃음을 지으며 짐을 쌌다. 애써 웃는 모습이 안쓰러움을 자아냈지만 단단해진 오성진의 멘탈이 빛나보였다. 어머니의 집을 찾아가서도 그랬다. 눈물을 터트리는 어머니를 다독이고 농담도 건네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거짓말이길 빌었죠. 자고 일어나면 꿈이어야 했는데. 일어나보니까 현실이더라고요”라는 말과 함께 숙소를 나가는 내내 걸쳐있던 미소는 큰 울림을 준다. 현실이라면 받아들이고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왜 난 운이 없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무언의 현실적 조언이었다.
안정환과 함께 청춘FC를 이끌어온 이을용의 말처럼 오성진은 숙소를 떠났지만 청춘FC를 떠난 것이 아니다. 브라운관 뒤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갈 오성진을 그라운드에서 다시 볼 날을 기다린다. / besodam@osen.co.kr
[사진] '청춘F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