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 핵폭탄급 셀프디스로 증명한 원더걸스의 자신감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0.11 06: 51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사람은 남들이 내린 잣대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 자신에 대한 굳은 확신과 높은 자존감, 그리고 자신감을 가진 이에게 향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들에게 남들의 잣대와 비판은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고, 자신들을 둘러싼 세간의 평가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은 곧 자신감을 의미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시즌6‘에서 걸그룹 원더걸스는 바로 그 사실을 증명해냈다.
원더걸스는 ‘노바디'와 ’텔미', '아이 필 유'까지 라이브 연주로 히트곡을 열창하며 화려한 오프닝을 장식했다. 시작부터 뜨거운 환호와 열기 속에 등장한 원더걸스는 “반응이 너무 뜨겁다”며 “저희가 노잼그룹으로 유명한데 오늘 제대로 웃겨보고 싶다”며 모든 걸 내려놓고 역대급 셀프디스가 펼쳐질 이날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런 원더걸스의 셀프디스는 군통령이던 원더걸스를 독재정권에 빗대어 이들의 히스토리를 재현한 ‘제5군통령’ 코너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2007년 당시 텔미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군통령이 된 원더걸스는 군부대의 모든 행사를 독식하며 가요계의 독재자로 급부상했고, 제5대 군통령 취임에 이어 제6대 군통령을 연임했다. 하지만 역사에서 보여주듯 이들에게도 영원한 권력은 없었다. 이어 2009년, 원더걸스는 야심차게 미국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미국 진출에서 눈에 띄는 성과라곤 미국 현지에서 심형래 감독 영화에 출연한 것이 전부. 이로 인해 영구걸스라는 오명까지 얻게 된 이들은 결국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 진출 실패 후 원더걸스는 와해되기 시작했다. 2010년 선미의 탈퇴에 이어 2015년 원년 멤버였던 선예와 소희의 탈퇴까지, 추후 새로운 멤버 혜림과 탈퇴했던 선미가 다시 합류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고 말았다. 이런 현실 앞에 예은은 “안 되겠어, 현아를 불러 와야겠어”라고 울부짖었지만 이미 현아는 포미닛 당을 창당해 새로운 군통령을 꿈꾸고 있는 상태. 역사는 가혹하게도 그들에게 계속된 시련만을 주었다.
권력의 공백을 틈타 제7대 군통령은 소녀시대가 그 자리를 꿰찼고, 과거 원더걸스가 군통령으로 군림하던 시절부터 충성을 다해왔던 부관마저 시대가 많이 변했다며 원더걸스에서 소녀시대로 완장을 갈아치웠다. 이런 가운데 원더걸스는 군통령 재출마 선언을 했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언제적 원더걸스냐, 소시나 씨스타 이런 애들 없냐”며 대놓고 불만을 토하는 군인들 앞에서 원더걸스는 2008년 이들이 직접 불러 화제가 된 육군 홍보 로고송을 열창했고, 군통령의 자리를 재탈환하기 위해 애를 쓰는 원더걸스의 모습은 웃기면서도 슬픈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렇듯 아이돌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만큼 많은 변화를 겪었던 원더걸스는 데뷔부터 현재까지 자신들의 역사를 직접 패러디하며 거침없는 역대급 셀프디스로 웃음을 줬다. 뿐만 아니라 원더걸스는 다채로운 변신으로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원더풀 체인지’ 코너에서 원더걸스는 데스메탈 밴드와 성가대, 농악대, 시위대로 변신해 텔미를 불렀고, ‘무간도’에서는 혜림이 납치된 유세윤의 딸로 등장해 어색한 연기로 예기치 않은 웃음폭탄을, 영화 ‘박쥐’를 패러디한 콩트에서는 선미가 뱀파이어인 신동엽을 유혹하는 매혹적인 연기를 펼쳤다. 이어 유빈은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한국어 순화 랩 대결을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고, 예은은 영화 ‘인턴’을 패러디한 코너에서 앤 헤서웨이를 패러디하는 등 풍성한 볼거리들로 원더걸스는 4인 4색의 매력을 아낌없이 뽐냈다.
신랄한 셀프디스부터 다양한 연기 변신까지 자칫 흑역사로 남을 수 있는 코너마저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임하며 당당하게 자신들의 민낯을 드러낸 원더걸스. 역시 원더걸스는 여전히 ‘세상을 놀라게 할 소녀들’임에 틀림없었다.
한편 'SNL코리아'는 41년 전통의 미국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오리지널 한국 버전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45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SNL 코리아 시즌6’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