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스토리를 살려 줄 강렬한 캐릭터는 등장할 수 있을까.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이 홧병 생기게 하는 드라마라고 불리며 시청자들의 뒷 목을 잡게 하고 있다. 차라리 이 작가의 전작 '왔다 장보리'는 그래도 악역 캐릭터 연민정(이유리)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그 만한 관전 포인트 요소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11회에서는 점점 더 '누명의 아이콘'이 되는 금사월(백진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신득예(전인화)가 누명으로 괴로워하는 친딸 금사월(백진희)을 구하려고 분투했지만 번번히 실패해 답답하기만 했다. 그나마 득예가 사월이 자신의 친딸이란 걸 알게 된 것이 다행이란 의견. 이 드라마가 보인 미덕, 혹은 과감한 반전이다.
하지만 친딸의 존재를 알게 된 것과 상관없이 이야기는 여전히 화를 돋운다는 것이 또 다른 반전이다. 이야기의 연결고리는 너무 헐겁다.
똑같은 내용의 반복에서 아무래도 시청 포인트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캐릭터와 연기. 오민호(박상원)는 대놓고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보다 더 밉상인 은근 가장 못 된 역이고, 악역 강만후(손창민)은 섬뜩하지만 악역 그 이상의 엣지는 부족하다. 연민정이 파괴적이고 폭발력 있는 악녀였다면 오혜상(박세영)은 화 보다도 짜증 유발자인 얌체 같은 캐릭터인데, 그 매력도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이 와중에 시청자들은 '욕을 하면서도 볼 수 밖에 없었던'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다. 안 그러면 이 드라마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기 힘들기 때문이다. '채널을 쥐어잡고 욕을 할 만한' 캐릭터를 기대해본다. '내 딸 금사월'이 '왔다 장보리2'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기도 하다.
한편 '내딸 금사월'은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드라마다. nyc@osen.co.kr
[사진] '내 딸 금사월'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