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첫사랑은 언제까지나 순수하고 순결하다. 너무나 아름답고 애틋해서 그 추억이 산산조각나지 않게 소중히 다루고 있는데, 배우 이상윤과 최지우가 우리의 기억 한켠에 자리를 틀고 앉아 아련하게 포장된 첫사랑 판타지를 풋풋하고 아름답게 꾸며줬다.
평범한 우리가 아닌 외적으로 걸출한 사람들이 그 시절의 추억을 살리며,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철저히 배신하고 첫사랑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의 사랑이 조만간 싹 틀 조짐을 보인다.
지난 10일 방송된 '두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 이종재) 14회는 이혼 후 몸을 혹사시키며 일해 고열에 시달리는 하노라(최지우 분)를 밤새도록 간호하는 차현석(이상윤 분)의 모습이 그려져 설렘 지수를 높였다.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이던 남자의 품에 안기거나, 혹은 첫사랑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을 자극하며 아련하게 만든 것이다.
이날 현석은 회식 후 사무실 소파에서 잠들어 있는 노라를 발견했다. 이름을 거듭 불러도 대답이 없는 노라의 상태에 놀란 현석은 노라에게 이불을 덮어줬고 이마에 수건을 대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죽을 쒀 먹여주는가 하면 약까지 먹인 후 밤새 노라의 곁에서 밤을 지새우며 간호했다. 현석은 노라를 간호하다 곁에서 잠들었고, 이튿날 아침에 눈을 뜬 노라는 잠이 들어있는 현석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노라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현석의 사무실에서 줄행랑을 쳤다.
이런 노라의 모습에 뒤쫓아 나간 현석은 노라에게 전화를 걸었고 노라는 "집이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현석은 노라의 거짓말을 모른 척하면서도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황급하게 전화를 끊은 노라는 택시 안에서 "미쳤어, 미쳤어"를 연발하며 현석에게 설렜던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향후 남편 김우철(최원영 분) 교수와 이혼한 노라가 현석과 사랑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혼을 하고나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것도 첫사랑을,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판타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두 주인공을 연기하는 이상윤과 최지우의 연기 호흡이 특히 뛰어나다. 최지우는 연민이 가는 노라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며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고, 이상윤은 까다롭지만 마음은 따뜻한 차현석에 빙의된 듯한 감성 연기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두번째 스무살'은 19세에 애 엄마가 되어 살아온 지 20년째인 하노라가 15학번 새내기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학업의 꿈을 이루지 못한 노라가 만학도가 된 모습과 뒤늦게 첫사랑과 사랑을 꾸리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부러움과 공감을 사며 인기를 얻고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두번째 스무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