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애인’ 지진희, 없던 개연성도 만드는 멜로 전문 배우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0.12 06: 57

지진희가 단 3분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간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 주인공으로 온갖 미움을 샀던 그는 특유의 애틋한 눈빛, 부드러운 중저음 그리고 몰입을 부르는 연기로 부족했던 개연성마저 만들어냈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에서는 독고용기로 살아가고 있는 해강(김현주 분)이 자신의 전처임을 눈치 채는 진언(지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실 지진희가 연기하고 있는 최진언 캐릭터는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분노를 부르는 일명 ‘분노 유발자’였다. 첫사랑이자 아내인 도해강을 저버리고 새파랗게 어린 후배 설리(박한별 분)를 택하며 해강을 향해 “이 사람 좀 치워달라. 다시 시작하고 싶다. 제 눈에 안 띄게 더 이상 안 보고 살 수 있게 제발 이 사람 좀 버려달라”는 날카로운 독설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

뿐만 아니라 그에게 버림받은 해강이 결국 가짜 죽음에까지 이르러 자신이 독고용기인 줄 알고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진언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는 점점 커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 때문일까. 아니면 나쁜 남자 캐릭터마저 뛰어난 매력으로 소화하는 배우 지진희의 덕분일까. 최진언을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진언은 사라진 해강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장모 규남(김청 분)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도 해봤고, 해강에게 다짜고짜 신분증을 내놓으라고 우기기도 해봤지만 모두 실패였다. 하지만 그가 그토록 알고 싶어 했던 해강의 정체는 의외의 곳에서 알 수 있었다. 설리의 계략으로 해강과 함께 식사하던 중 그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갑각류 알레르기는 전처였던 해강에게도 있던 질병이었던 것.
이를 계기로 해강이 어떤 연유로 자신을 모른 척하며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진언은 한밤 중 그에게 전화를 걸어 “괜찮냐. 두드러기는 가라앉았냐”며 걱정하고 “그만 자자. 잘자”라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모습으로 애틋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해강과 함께 살고 있는 동생이 사실 해강이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누군지조차 모르고 살아있고, 백석(이규한 분)과는 연인이 아닌 일방적인 관계라는 것을 안 후에는 그의 마음이 더욱 흔들렸다. 특히 멀리서부터 해강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다 그의 풀린 신발끈을 묶어주며 눈물 흘리는 진언의 모습에 보는 이조차 숨죽일 수밖에 없었다.
지진희의 흔들리는 눈빛과 무너지는 표정이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전처가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 남자의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대변했다. 또한 예고편에서는 해강을 ‘내 아내’라고 칭하며 백석과 신경전을 벌이는 진언의 모습이 공개되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진행될지 궁금증을 높였다.
이처럼 불륜이라는 소재와 자극적인 전개로 공감 대신 불편함만을 안겼던 ‘애인있어요’가 배우들의 열연으로 개연성을 갖으며 재미 또한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김현주를 잊지 못했음을 깨달은 지진희가 또 어떤 행동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들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과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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