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은 역시, 항상 옳았다. 단 한 마디로도 관객들을 오로지 '김동률의 시간'으로 끌고 들어가는 마법이었다. 아름다운 빛이 더해진 무대를 홀린 듯 바라보고, 깊은 감정이 담긴 김동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한 음 한 음 정성들여 무대를 수놓는 김동률, 진짜 마법의 시간이다.
김동률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5 김동률 더 콘서트(2015 KIMDONGRYUL THE CONCERT)'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8년 6월 개최됐던 에필로그 콘서트 이후 7년 만에 체조경기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것으로, 3일 동안 3만여 관객을 동원했다.
김동률의 콘서트는 다른 공연과 확연히 다르다. 거대한 '떼창'도 없고, 객석의 화려한 야광봉도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김동률의 목소리로, 그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대형 공연장으로 옮겨온 이번 콘서트 역시 김동률 공연의 장점인 집중과 감상, 감동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었다. 진심을 다해 한 곡씩 소화하는 김동률과 그의 음악에 빠진 관객들. 마치 눈빛만으로도 마음이 전해지듯 조용히 두 손을 모으고 김동률의 음악을 감상하는 관객들 역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빛으로 포문을 연 이번 공연은 노래가 시작된 순간부터 마법이 일어난 듯,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공연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아름답게 펼쳐지는 빛과 감미로운 음악의 만남은 감동 그 자체였다. 조명을 이토록 아름답고, 음악과 잘 어울리게 연출하는 공연은 극히 드물다. 김동률의 공연은 조명, 빛 한줄기까지도 현란하기보다는 우아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공연이었다. 밤하늘을, 우주의 별을 보는 듯한 신비롭고 아름다운 느낌이 바로 김동률의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70인조 세션이 무대에 올라 더 풍성한 음악을 완성해냈다. 김동률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온 마음을 담은 진한 감성을 전해 관객들을 홀렸다. 다양하고 풍성한 음악들의 향연이, 김동률의 마법 같은 노래가 진한 감동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날 김동률은 '다시 떠나보내다', '귀향', '고독한 항해', '사랑한다는 말', '아이처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배려', '레퀴엠', '그게 나야', '취중진담', '꿈속에서', '여행', '새', '고별', '리플레이(Replay)', '기억의 습작', '그 노래', '동행' 등 다양한 곡을 소화했다.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이적과는 카니발의 '축배'와 '거위의 꿈'을 불렀다. 익숙한 곡이지만 두 사람이 함께 라이브로 소화하는 무대를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또 부상을 입은 존박을 대신해 곽진언이 무대에 올라 '어드바이스(Advice)'를 색다른 느낌으로 소화했다.
김동률의 이번 공연은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깊은 감성과 감미롭고 달콤한, 또 때로는 어두운, 그리고 벅찬 감동이 몰아쳤다. 김동률이 무대 위에서 원없이 모든 것을 쏟아 붓듯 관객들도 150분 동안 오로지 무대, 김동률, 음악에 집중했다. 김동률의 그 로맨틱하고도, 동굴 같은 깊은 울림이 있는 목소리에 온전히 반하는 시간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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