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단 석자만으로도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두 배우가 만났다. 한국판 엑소시스트라 불리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 '검은 사제들'을 통해. 전작 '전우치'를 통해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윤석과 강동원이 이번엔 신부와 사제로 변신했다.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은 12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검은 사제들' 제작보고회에 참석,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 탄생 비화에 대해 “번잡한 패스트푸드점 안에서 창밖을 보고 있는데, 로만 카라를 입은 신부님 한 분이 누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더라.저 사람이 세상을 구할 것 같은 묘한 느낌이 있어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모두의 반대와 의심 속에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신부 역을 맡은 김윤석은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 시나리오를 프랑스 한국 영화제에 참석하러 가면서 받아서 봤는데, 단숨에 다 읽었다"라며 "'추격자' 당시에도 스릴러물이 다소 모험적인 부분이 있어서 잘 될까 했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와서 지금까지 유행하고 있지 않냐. '검은 사제들'로 인해 미스터리물도 흥해서 장르적 다양성에 일조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는 신학생 최부제 역을 맡은 강동원 역시 자신의 캐릭터보다 작품에 대한 매력을 강하게 느꼈다고 밝혔다. 특히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그의 신부복을 입은 모습을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았는데, 이에 대해 강동원은 "여성분들이 수단(긴 신부복)을 이렇게 좋아하실 줄 몰랐다. 굉장히 좋아하시더라"라며 "남자들은 누구나 복장에 대한 판타지가 있지만, 여성분들도 그런 판타지가 있을지는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신학생 역할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강동원은 "극 중 최부제는 독일어, 라틴어, 중국어 등에 능통한 설정이다. 깜짝 놀란 게 ‘사람이 이렇게 언어를 다 하네’ 했는데 아는 신부님한테 물어보니 원래는 7개를 배운다고 하더라. 그게 제일 힘들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저도 그거 듣고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생소한 언어다 보니 어떻게든 익숙하게 하려 엄청나게 듣고 반복했다. 트라우마가 됐다"고 토로했다.
사실 ‘검은 사제들’은 장재형 감독의 전작 단편 영화 ‘12인의 보조사제’가 원작이다. 이에 대해 김윤석은 “시나리오와 함께 그 DVD를 같이 받았는데, 단편 속 김신부 역의 배우와는 실제 친한 사이기도 하다. 접근이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꼈다. 종교적으로 무거운 게 아니라 경쾌하게 접근하면서도 임팩트있고 독특했다. 장편으로 만든다면 ‘뭔가 더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좋았다. 단편 배우들의 연기를 이어 받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김윤석은 ‘검은 사제들’에 대해 ‘순수 우리밀로 만든 정통 이태리 피자’라고 표현한 적 있다. 그는 “우리 장재형 감독님이 저를 처음 만나서 작품에 대해 설명할 때 쓴 말이다. 그 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자기가 쓴 시나리오를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는 게 굉장히 센스있었다”라며 비화를 밝혔다.
국내에선 흔히 볼 수 없었던 소재와 강력한 네임 밸류를 가진 두 배우가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검은 사제들’. 과연 뚜껑을 연 내용물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은 사제들'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뛰어든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11월 5일 개봉 예정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