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소담 인턴기자] '잉여'라는 말보단 '미생'이라는 말을 붙여주고 싶다. MBC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통해 자신을 배우로서 알리기 시작한 송원석(28)은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는 청춘이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방송을 쉬고 있는 노홍철과 잉여 4인방이 1인 18만 원의 돈으로 20일 동안 유럽을 횡단하는 여행기를 담았다. 잉여 4인방에는 여행 작가 태원준, 아티스트 료니, 서울대생 이동욱과 함께 송원석이 포함돼 있다. 이쯤 되면 제목에서 오는 의문이 있다. 왜 이들을 '잉여'라고 칭했는지 말이다. 특히 송원석은 김우빈, 이종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위 잘나가던 모델이었다는 타이틀이 있다.
이와 관련해 송원석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겉모습에서 오는 오해였을 것 같다. 실제로는 작품 활동 하고 있던 게 없었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기적인 수익도 없었다. 그래도 나 역시 처음엔 잉여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꼈다. 스스로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막내 동욱이 말을 듣고 나니 이해가 갔다. 현실이 따라주지 않아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라며 폭넓은 의미로 이해해주길 바랐다.
그렇다면 송원석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개척지를 향해 달려가는 '미생'이었다. "모델을 처음 시작했을 때 운 좋게 일을 많이 시작했어요. 정말 바쁘게 살다가 어느 순간 허무함을 느꼈죠.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친 느낌이었어요. 워낙 새로 배우는 걸 좋아했고 그 도전정신이 연기에 뛰어들게 했죠. 모델 일은 후회 없이 해봤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역시 첫 시작은 오로지 도전정신이었다. 특히 노홍철의 합류 소식도 모르던 상태에서 흔쾌히 결정했다고. 길바닥에서 노숙하고, 수돗물을 마시고, 쓰레기통을 뒤져 허기를 해결하며 유럽을 횡단하는 미션에도 '못할 게 뭐야'라는 생각뿐이었단다. 실제로 방송에서 비춰지는 그는 어떤 순간에도 짜증내는 법이 없었다. 늘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팀내 분열도 중간에서 끊어내는 현명함도 갖췄다.
긍정의 자세는 귀국 후에도 이어져 앞으로 배우 생활에 임하는 자세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유럽 갔다 오면 시야가 넓어지고 안목이 커진다고 하지 않나.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저한테는 모든 순간들이 다 경험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하는 얼굴에도 미소가 걸려있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막상 시도하고 나니까 안 된다는 게 없다'는 명언을 재확인하는 순간이자 배우 송원석에게는 앞으로의 큰 원동력이 될 터다.
송원석은 끊임없이 도전을 꿈꾼다. 그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모든 연기를 다 해보고 싶다. 연기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살아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어떤 직업군이든 캐릭터든 다 해보고 싶다. 그 중에 꼽아보자면 불량 고등학생의 역할이다. 고등학생의 얼굴은 아니지만 하이틴을 희망한다. 또 이번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예능이 재밌다는 걸 처음 알았다. 솔직한 편이어서 제가 좋아하는 '라디오스타'에 나간다면 잘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