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월요일이 당분간 임시휴업 상태다.
tvN은 최근 다양한 방송프로들을 연달아 론칭, 주중은 물론 주말까지 꽉 들어찬 편성표로 눈길을 사로잡아왔다. 특히 매일 돋보이는 킬러콘텐츠를 배치해 지상파 및 종편채널과의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내비쳤던 터.
하지만 지난 5일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4' 종영과 오는 26일 첫방송하는 '풍선껌' 사이에 6일부터 20일까지 총 5일의 월, 화 공백이 발생하며 결국 타요일의 킬러콘텐츠의 재방송으로 빈틈을 메우고 있는 상황.
13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지난 12일 케이블 방송 시청률 집계를 보면 이는 확실해진다. 1위는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2.21%), 2위는 '집밥 백선생'(1.87%), 3위는 '삼시세끼-어촌편2'(1.84%)다. 모두 재방송 프로다. 편성표를 살펴보면 이들 뿐만 아니라 'SNL코리아6', '응답하라 1994', '코미디 빅리그' 등 재방송 투성이다.
이날 본방송 된 tvN 프로그램은 아침드라마 '울지 않는 새', '리틀빅 히어로', '2015 명단공개' 등 3편이며, 그나마 아침드라마인 '울지 않는 새'와 '2015 명단공개'가 1%중반대 시청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상파 드라마를 재방송하는 케이블채널과의 시청률 경쟁에서는 뒤처졌다.
치열한 금토 라인업을 장악하고, 주중 및 일요일까지 다양한 채널의 꽉 찬 프로그램으로 지상파 못지 않은 경쟁력을 내비쳤던 tvN의 갑작스러운 월요일 공백이 아쉬울 따름. 물론 잘 만든 콘텐츠를 재활용하고, 재방송을 통해 본방송 시청자의 유입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채널의 전략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제 막 tvN으로 채널을 돌리기 시작하며 새롭게 유입된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재방송만 거듭되는 것을 확인한 순간, 어쩌면 리모콘을 잡아들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치즈인더트랩'의 편성 연기와 '풍선껌'의 교체 편성이 더 높은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탁월한 선택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겨난 공백에 대한 편성을 tvN 측이 조금은 더 고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시청률을 2%대로 어렵게 회복한 월~화요일 오후 11시 시간대가 특히 그렇다.
tvN 신규 프로그램은 여전히 넘쳐난다. 연말은 물론 내년초까지 굵직한 프로그램도 다수 준비된 상태. 하지만 이제는 1~2개의 킬러콘텐츠로 타채널을 상대하거나, 2%를 넘었다고 '성공'이라고 가늠짓던 과거의 tvN이 아니다. 완벽한 경쟁구도에 올라왔다고 생각되는 지금이야말로 퀄리티는 물론 오히려 더 촘촘하고 꽉 찬 편성을 선보일 때가 아닐까. 원래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세차게 저어야 하는 법이니깐.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