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소담 인턴기자] 래퍼 문수아의 성장을 기다려줄 순 없을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연습생이라는 '미생' 타이틀이 고작인 16살 소녀다. 완생을 향해 그려갈 미래가 무궁무진한 청춘에게 격려가 필요하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net '언프리티랩스타2'에서는 예지와 수아, 키디비와 헤이즈, 캐스퍼와 전지윤, 트루디와 길미, 유빈과 효린이 일대일 디스배틀을 펼쳤다. 이 결과를 통해 영구탈락자가 정해지는 만큼 래퍼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이날 예지와 승부를 펼친 수아는 긴장감에 가사를 까먹는 실수를 했고 아쉽게 패했다. 단 한 번의 실수에 일각에서는 마치 수아가 실수하길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방송에서 확인된 점은 프로듀서들이 수아의 가능성을 점치고 선택한 것이 전부다. 이것 역시 이전 회까지 재기발랄한 가사와 특유의 밝음으로 프로그램에 파이팅을 불어넣었던 것을 지켜봐왔던 시청자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대형 기획사에 대한 반감이 그 안에서 또 하나의 '미생'이나 다름없는 연습생에게 역차별로 돌아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정글과 다름없는 대형 기획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이 흘리는 눈물과 땀도 다른 출연자들과 다를 바 없으니까.
이와 관련해 YG의 한 관계자는 OSEN에 "문수아는 데뷔를 코앞에 뒀거나 이미 데뷔했던 비아이와 바비, 송민호의 '쇼미더머니' 출연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문수아는 앞으로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서 YG에서 가수로 데뷔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가름 나는, 말 그대로 연습생 막내에 불과하다. YG 소속이라고 해서 문수아에 대한 지원이 있을 수도 없고 힘이 돼줄 상황도 아니다. 본인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열심히 방송에 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한 번으로 그 사람의 자질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언프리티랩스타1'과 '쇼미더머니'의 여러 시즌을 통해 수차례 깨달아왔다. 예지와 효린 등 역시 초반 보여주지 못했던 실력을 추후 증명해나가지 않았는가. 특히 '언프리티랩스타2'는 반전 드라마를 통해 흥미를 자극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미뤄봐 섣부른 판단은 좋지 못하다.
'언프리티랩스타2'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간과해서도 안 된다. 특히 '도전 슈퍼모델'이나 '프로젝트 런웨이' 등과 같은 서바이벌 포맷에서는 아무리 리얼리티를 표방한다고 해도 출연자 선정 과정에서 실력과 함께 다양한 캐릭터를 선별한다. 분란을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도 있고, 리더의 역할을 하는 자도 있고, 눈치 없는 역할도 있고, 부단히 성장해 나가며 희망을 주는 역할도 있다. 모든 출연자가 프로그램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부여받으며, 태초부터 내적 갈등이든 외적 갈등이든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이를 통해 프로그램은 절정과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여기서 수아가 맡은 포지션은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YG 관계자는 OSEN에 "문수아는 YG 연습생 중에서도 가장 어린 축인 16살이라 이런 큰 무대에 선 것 자체가 본인에게 귀한 경험이다. 지금 가혹하게 상처받고 혼날지언정 모두 본인에게는 굳은살이 되고 좋은 보약이 될게 분명하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우리에겐 16살의 어린 소녀가 위기를 뚫고 날아오를 날을 차분히 기다려줄 인내가 필요하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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