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한결같다. 드라마만 했다 하면 높은 시청률에 연기 호평은 물론, 인기까지 한 몸에 얻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잘났어’라며 자만할 수도 있을텐데, 배우 주원에게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오히려 주연 배우로서 제작비를 걱정하고 동료 스태프들을 더 많이 챙긴다는 그는 극장 총 관리를 맡았던 계원예고 시절 순수했던 18살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주원은 지난 12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500인’(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연기와 인생 철학을 전하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연기에 있어서는 성실을 근간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는 주원의 진정성 가득한 말들은 그가 20대 대표 남배우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완벽히 이해하게 만들었다.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KBS ‘승승장구’ 출연 당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눈물을 보였던 순수 청년 주원은 여전히 뜨거운 사랑을 원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둘에 미쳐있는 사랑 연기를 하고 싶다”며 정통 멜로 연기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또 “사랑을 하면 헤어나오려 하지 않는다”며 진정한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건 역시나 성실에 대한 그의 자부심이었다. 계원예고 재학 당시 3년 내내 명절, 휴일을 반납하고 연극반 일에만 매진했다는 주원은 “성실 빼곤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할 정도. 전액 장학금을 위해서 했던 일이라고 담담히 말했지만, 사실 3년 내내 하루도 빠짐 없이 이른 아침 7시에 등교를 하고, 스태프 일까지 도맡아 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주원은 소위 말해 ‘빡세기’로 유명한 계원예고 연극부에서 독한 선배로 명성이 자자했다.
연기를 잘하고 훌륭하다고 해도 기본이 없다면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주원의 이 같은 가치관은 이 계원예고 때 형성이 됐다고 한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시간 약속이나 인사 교육을 잘 배웠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그 중요성에 대해 더 확실하게 배웠다는 것. 그렇기에 주원은 인사 잘하는 것과 시간 약속 잘 지키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이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 관계자나 동료 배우들이 주원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여기에 작품을 거듭할수록 생겨난 책임감까지 더해져 주원은 정말 멋진, 진짜 배우가 되어 가고 있었다.
혹자는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배우의 인성에 따라, 혹은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어떻느냐에 따라 현장 분위기는 판이하게 바뀌게 되고, 이는 곧 시청자들에게도 전달이 되기 마련이다. 주원이 성실함을 바탕으로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력과 기본을 중시하는 바른 인성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이 주원을 믿고 보는 배우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이제 곧 30대가 되는 주원의 연기 인생을 응원하는 이유다. / parkjy@osen.co.kr
[사진]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