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소담 인턴기자] 스스로를 미생이라 칭하고 경쟁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을 완생이라 칭한다. 2년 만에 정규 프로그램으로 돌아온 SBS '주먹쥐고 소림사'의 겸손한 포부다.
오는 17일 첫 방송되는 '주먹쥐고 소림사'는 지난 2013년 파일럿 방송으로 한 차례 선을 보인 프로그램이다. 출연진 김병만, 육중완을 비롯해 박철민, 온주완, 김풍, 씨엔블루 이정신이 남자편 멤버로, 최정윤, 임수향, 애프터스쿨 유이, 카라 구하라, 하재숙, 미쓰에이 페이, 오정연이 여자편 멤버로 출연해 팀별로 각각 북소림사와 남소림사에서 무술을 연마하고 돌아왔다.
첫방송에 나서는 프로그램들이 저마다 시청률 공약을 밝히고 큰 포부를 내뱉는 것과는 달리 1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는 부담감을 먼저 토로했다. 이는 '무한도전'이 동시간대 편성돼 있기 때문. '무한도전'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다. 아이돌에 버금가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거의 유일하게 시청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국민 예능'이다. 그런데 동시간대 편성이라니 '주먹쥐고 소림사' 출연진도, 제작진도 겸손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포부를 드러낼 만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잃을 것이 없어 보다 안정적인 편성일 수 있다. 3개월짜리 시즌제라는 점도 어깨에 오른 부담을 덜어준다. 이영준 PD의 "상대를 이길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여름에 흘렸던 땀과 열정을 보여주겠다"는 뚝심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시청률 경쟁을 떠나 흔들림 없이 진정성 있게 이들의 열정을 보여준다면 말이다.
예상하지 못한 조합의 출연진도 희망적이다. 예능에서 생소한 배우 임수향, 최정윤부터 작품 속 감초 연기로 안방극장에 유쾌함을 선사했던 박철민, 원조 체육돌로 유명한 에이스 구하라까지 잠재력이 터질 것 같은 멤버가 다분하다. 심지어 이 PD가 최고의 허당 멤버로 꼽은 임수향은 "소림 여신이 되고 싶었는데 소림 지질이가 됐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예사롭지 않다.
'무한도전'의 시작도 어땠는가. 태초에 '무모한 도전'이 있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무모한 도전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계란에 바위가 깨졌다. '주먹쥐고 소림사' 출연진이 무술인들도 힘들다는 그 소림사에서 짧은 시간 무술을 연마한다는 것도 어쩌면 무모한 도전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강력한 흥행 요소인 '진정성'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이 무모한 도전이 무한한 도전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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