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10년이다. 누군가는 10년도 부족하다 말할 수 있겠지만 그간 많이 힘들어하고 반성하고 성숙한 김상혁이기에 이젠 조심스레 웃어도 되지 않을까.
김상혁은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EBS '리얼 극장'에 출연, 음주운전 이후 10년 간의 이야기와 10년이 지난 지금의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사건 이후 어머니와의 틀어진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아들로서의 모습은 물론, 예전보다 성숙해진 모습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김상혁은 자신의 어머니, 배수연 씨와 함께 '리얼 극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음주운전 이후 김상혁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한 이들이라면, 김상혁과 그의 어머니의 관계를 살짝만 엿보기만 해도 알 수 있을 듯 했다. 10년 동안 어머니는 아들이 또 다시 사고를 치며 더한 밑바닥으로 추락할까 잔소리를 계속 해왔고 그 잔소리 속에 아들 김상혁은 답답해했다.
어머니 배수연 씨는 아들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연락이 계속해서 되지 않으면 김상혁의 형을 시켜서라도 김상혁을 찾아내는, 어찌보면 과한 집착을 보였다.
이에 김상혁은 힘들어했다. 이제 날 좀 믿어달라 소리치지만 들어주지 않는 어머니에게 답답해했고 어머니를 또 걱정시키는 자신에게 속상해했다. 모자가 함께 떠난 라오스 여행에서도 두 사람은 계속해서 다투기만 했다.
이 모두 10년 전, 김상혁의 음주운전 사건이 남긴 큰 상처 때문이었다. 김상혁의 어머니는 당시의 충격에 더욱더 아들에게 집착하는 듯 했다. 다시는 그런 상처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아들을 믿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라며 토로하는 어머니 배수연 씨의 얼굴엔 힘듦과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김상혁도 자기 나름대로 힘들어했다. 우선 과거 사건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에 힘들어했고 집에선 자신을 몰아세우는 어머니 때문에 힘들어했다.
두 사람은 이런 10년을 보내왔다. 방송 말미, 두 사람은 결국 서로에 대한 사랑 때문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마음을 열었고 조금씩 웃음을 되찾아갔다. 그리고 그 웃음은 모자 간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현재 클락비 재결합을 준비 중인 김상혁 스스로에게도 허락될지 관심이 간다.
물론 자숙, 그리고 반성에는 정해진 기간은 없다. 누군가는 10년이면 충분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10년도 모자라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 무엇이 됐건, 우선 김상혁은 10년 간의 기간 동안 성숙했다는 점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김상혁은 봉사와 도움의 미덕을 배운 듯 했다. 이 미덕을 바탕으로 김상혁은 자신에게 찍힌 낙인을 지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이날 '리얼 극장'은 그룹 클릭비 김상혁 편으로 꾸며졌다. / trio88@osen.co.kr
[사진] '리얼 극장'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