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자이언티의 일관성·빈지노의 변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10.14 08: 11

현 가요계에서 중요한 두 뮤지션이 각기 다른 음악적 색깔로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두 굵직한 가수는 자이언티와 빈지노다.
두 사람은 젊은 층의 큰 지지를 받고 있고, 방송 활동의 거의 없음에도 음원 강자이며 힙합인으로서 메이저와 마이너를 아우르며 인기를 얻고 인정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각자 발표한 신곡은 이전의 음악과 '같음'과 '다름'으로도 나눌 수도 있을 듯 하다. 
자이언티의 경우 일관성이 돋보인다. 자이언티가 지난 12일 발표한 새 싱글 '노 메이크업(No Make Up)'은 꾸미지 않고 치장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예쁜 연인에 대한 찬사를 담은 노래로 자이언티 표 러브송이다.

MBC '무한도전-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함께한 프로듀서 쿠쉬, 서원진과 다시 한 번 뭉쳤다. 자이언티는 작곡과 작사에 참여했다. 또 이번 앨범에는 지난 2월 발매한 프로젝트 앨범 '영(Young)'의 타이틀곡 '그냥'에서 함께한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건반 세션으로 참여했다. 희귀한 음색과 뚝뚝 가사를 응축해 부르는 듯한 자이언티 특유의 창법이 같이 달콤한 노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일면 놀랍다.
직접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비유가 인상적인 '노 메이크 업'은 자이언티의 전작 '꺼내 먹어요'와도 많이 닮았다.  '어제도 힘들었는지 너무 지쳐 보여 너 이리 와서 내 품에 안겨 baby'란 가사에서는, 힘들 때는 초콜릿처럼 이 음악을 꺼내 먹으라는(들으라는) 그의 전작인 힐링곡 '꺼내 먹어요'를 상기시킨다. 듣기 좋게 흘러가는 리듬과 멜로디 속에 자이언티의 음색이 자연스럽게 감성 엣지를 만드는 '자이언티 표 노래'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와는 다른 경우가 빈지노다. 빈지노가 지난 9일 발표한 신곡 '브레이크'(break)은 이전의 빈지노의 음악과는 또 다른 색으로 듣는 이를 다소 놀라게 만들었다. 작곡은 워리(WallE)가 작사에는 빈지노가 참여했다.
'브레이크'는 힙합에 록 사운드가 결합돼 복고적이면서도 유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빈지노 특유의 노래하듯 랩하는 플로우와 내지르듯 시원 통쾌한 창법이 만나 분위기에서 장기하의 곡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쿵쿵 거리는 비트와 리드미컬한 리듬이 듣는 이의 몸도 저절로 들썩이게 만들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달리 반 피카소'에서 훈남 미대 오빠 느낌이 나기도 했던 빈지노는 '브레이크'에서 자유로운 반항가가 됐다. 무엇보다도 가사가 인상적인데, 자신을 둘러싼 답답한 모든 것을 깨부수고 싶다고 외친다. 본인이 힙합에 몸을 바치는 것이 아닌, 힙합이란 음악을 자신에게 흡수시키고 싶다고, 결국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던 빈지노의 인터뷰처럼 노래는 일종의 자신에 대한 사랑 이야기다. 어떤 면에서는 성실을 강요하는 빡빡한 현실에서 일만하면서 고장나기는 싫다고, 쉬고 싶을 땐 쉬고 싶다고 말하는 가사가 보다 깊은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브레이크'는 빈지노의 이전 음악과 달라 듣는 이의 취향을 타기도 하지만, 빈지노가 래퍼로서 힙합 음악의 세부 장르적 다양성에 대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 nyc@osen.co.kr
[사진] 아메바 컬쳐,  빈지노 '브레이크'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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