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백종원은 죽어 있던 재료도 입 안에서 살아 숨쉬게 만드는 마술 같은 재주를 가진 남자다.
그런 그가 지난 13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집밥 백선생'에서 냉동실 건어물의 환생이라는 주제로 멸치, 쥐포, 다시마, 김 등 밑반찬을 맛깔나게 요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백종원은 애제자 김구라의 멸치 볶음을 기사회생시키며 "마늘이 타서 쓴 게 아니라 원래 멸치에는 쓴맛이 있다. 올리고당을 넣지 않아도 설탕을 쓰면 살살 녹으면서 윤기가 난다. 물엿을 안 쓰더라도 설탕을 통해 멸치볶음의 맛을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맛을 본 제자들은 감탄을 쏟아내며 극찬했다. 자꾸만 손길을 부르는 맛반찬이 된 것이다.
이어 '백선생'은 윤상의 쥐포조림 수술에 들어갔다. 그는 쥐포가 달라붙지 않기 위해선 식용유를 넣어 윤기를 더할 수 있다는 '꿀팁'을 선사했다. 수분이 날아간 쥐포는 물을 많이 넣어 조리고, 이후 센 불을 통해 수분을 날리면 먹음직한 쥐포조림으로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깨로 마무리하면 밥도둑으로 탄생한다. 이에 윤상은 "아까보다 잡내가 날아갔다"며 행복해했다.
치아에 끼고 질긴 윤박의 다시마 튀각도 그의 손을 거치면서 환생했다. 다시마를 튀길 때는 절대 물에 씻으면 안 되며, 시간 조절을 잘 해야한다. 특히 먹을 크기에 맞게 잘라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종원은 "곧바로 설탕을 뿌리고 식힌 다음에 반찬으로 먹어주면 좋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메뉴는 김. 백종원은 김무침 양념을 간장 두 숟갈에 설탕 조금, 참기름과 깨소금, 쪽파나 대파를 써서 만들라고 조언했다. 집 나간 입맛이 한달음에 돌아올 정도로 최고의 비주얼을 자랑했다.
쉬운 요리 방송을 잘하는 백종원의 힘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필요한 부분을 전달해주는 소통의 기술에 있다. 요리 초보들이 무엇을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지, 주부들이 음식을 할 때는 무엇이 가장 힘든지 파악해내 쉬운 설명으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쿡방'하면 이젠 그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대세 반열에 올라선 백종원. 그의 요리 솜씨 뿐만 아니라 진행 능력 등이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청자들은 요리 배우를 배우고 웃음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안방극장에 그의 '쿡방'이 오래도록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집밥백선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