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디가 법원으로 향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동생 이센스와 의리 때문에 법정 증인으로까지 나섰다. 그리고는 재판부를 향해 "내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쌈디의 눈물겨운 의리는 '죄인' 이센스를 반성하게 했을까?
13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허부열 판사)의 심리 이센스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있는 이센스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죄는 인정하지만 뉘우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쌈디가 증인으로 나와 함께 선처를 바랐다. 그는 "이센스가 이렇게 된 데엔 내 책임도 있다. 활동 당시 나는 솔로도 병행하고 생계유지를 위해 살기 바빴다. 형으로서 도리를 잘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고개를 숙였다.
쌈디는 슈프림팀으로 한때 함께 음악을 했던 이센스의 강박증세에 대해 자세히 증언했다. "등 뒤에 아무것도 없는데 뒤를 보며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며 "이센스가 강박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마초에 손을 댄 이유도 밝혔다. "이센스가 당시 소속사와 갈등이 있었고 음악신에 대한 불만이 많았기 때문에 술에 취하지 않아도 극단적으로 행동했다"며 "대마초 흡연이 안정감과 차분함을 주는 것 같아 점점 의존하게 된 것 같다"고 이센스를 감쌌다.
쌈디가 이날 증인으로 선 건 이센스의 감형을 돕기 위함도 있지만 아끼는 동생을 대마초로부터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는 "이제는 시간적으로나 마음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가까이 지내며 최선을 다해 친동생 이상으로 돌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쌈디는 할 만큼 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설명했고 인간적으로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건 재판부의 판단과 이센스의 변화다. 쌈디의 증언이 재판부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센스 만큼은 확실히 반성해야 한다.
이번 쌈디의 증언으로 이센스는 '좋아하는 형'에게 큰 빚을 졌다. 쌈디는 단지 형량을 줄이기 위한 도우미가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하고 위하는 형이기 때문. 음악인으로서 고충을 공감하고 친한 형으로서 자신의 무심함을 탓한 쌈디는 이센스에게 큰 울림을 안겼을 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센스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징역살이를 마저 하고 나오든 선처를 받고 나오든 자신을 감싸 준 쌈디와 팬들을 위해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선 안 된다. 인간된 도리를 하고 싶다면 앞으로 대마초가 아닌 음악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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