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예능 '언프리티' 시즌2는 진짜 재미가 없는 걸까.
11명의 래퍼들이 서로를 경계하며 자기네 랩이 제일 뛰어나다고 자평하지만, 독설을 위한 독설을 내뱉는 게 아니냐는 비난의 시선을 받고 있어서다. 래퍼들도 앞선 시즌에 비해 다소 착한 사람들(?)로 구성된 듯 보인다. 사람들이 보는 눈은 모두 같듯 시즌2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려고 하는 찰나 1대1 랩 배틀을 통해 잃어버렸던 재미가 되살아났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1은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독기를 품은 래퍼들이 열정을 가지고 무대에 올랐었다. 그만큼 모든 무대가 화제몰이를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랩에 진솔하게 풀어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미션이 펼쳐졌기 때문에 래퍼들은 여느 때보다 진지하게 임했다. 물론 이기려는 욕심과 차진 재미 때문에 논란은 잦았다. 비속어와 욕설, 인신 공격성 랩이 수차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를 디스하고 욕했던 언니들은 회차가 진행될수록 진심을 털어놓고 소통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시즌1이 '논란-사과'가 반복됐지만 파이널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래퍼들의 무대는 단연코 부족함이 없었다. 시청자들을 흥분시킬 만큼 열정적이었고 눈물샘을 자극할 만큼 진정성이 있었다는 뜻이다. 각 무대에 잔인하게 점수를 매겨야 하고 그 점수에 따라 우승자와 탈락자가 결정되지만(물론 시즌2도 같은 방식이다), 즐기기에 이토록 신나고 화끈한 무대는 없었다. 특히 치타와 제시의 랩 대결은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무대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물론 시즌2가 좀 더 정제돼 보기 편하다는 시청자들도 많다. 제작진도 징계를 면하기 위해 수위 높은 욕설은 금기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진의 노력 덕분인지 지난 9일 방송에서 펼쳐진 1대1 디스 배틀은 차분하면서도 살벌한 기운을 자아내며 본격적인 재미를 높였다.
이날 예지와 수아, 키디비와 헤이즈, 캐스퍼와 전지윤, 트루디와 길미, 유빈과 효린이 각각 팀을 이룬 가운데 예지 키디비 캐스퍼 트루디 효린이 승자로, 수아 헤이즈 전지윤 길미 유빈이 패자로 판명났다. 도끼와 더 콰이엇의 선택에 따라 길미가 최종 탈락자로 선정되며 쫄깃한 승부가 마무리됐다.
이날 걸그룹 출신 유빈과 효린의 대결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형화 된 예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걸그룹 멤버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이미지를 날려버리고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모습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꿀잼'이었다. 디스 배틀은 늘 상대에게 굴욕을 안긴다는 부분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지만, 이날의 배틀은 숨겨졌던 가수들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재미있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언프리티2'의 제작진은 OSEN에 "시즌1 래퍼들이 개성이 강하긴 했지만 이번 시즌도 그들 못지 않게 개성이 많다. 저희는 래퍼 각자의 스토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이번에는 영구 탈락 미션도 2번이나 있었고, 새로 합류한 래퍼도 많지 않았나. 작년보다 더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연출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명이 뭉쳤을 때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키기 위해 선발 과정에서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즌1이 날 선 경쟁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강한 래퍼들의 향연이었다면, 시즌2는 래퍼들의 성장을 담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는 발매하는 음반 수도 늘었고 그걸 따내기 위한 래퍼들의 치열한 경쟁이 점점 더 늘어나 보는 재미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언프리티'의 재미는 이른바 '센언니'들의 랩 배틀이다. 제시가 매번 강조하는 '컴페티션(경쟁)'이라는 얘기다. 트랙을 차지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 연이어 펼쳐지는 대결 속에서 래퍼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녹여내고, 뛰어난 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야만 한다. 이 기세를 몰아 과연 마지막 회까지 '꿀잼'의 기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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