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알리, '불후'가 키운 디바..이별 대신 힐링 승부수[종합]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10.14 15: 27

가수 알리가 변했다. 이별 노래의 선두주자라는 반응을 이끌었던 그녀는 이번에는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즐거운 노래를 부르겠다는 각오다. 이별 노래 발표에 직접 이별을 겪는 징크스가 생겼을 정도로 알리와 이별 발라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변화된 마음가짐처럼 알리의 음악 색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더 기대하게 만드는 새 음반이다.
알리는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잠원동에 위치한 더 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네 번째 미니음반 '화이트홀(White Hole)'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개최했다. 이날 알리는 자신의 추구하는 음악관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했다. 더불어 새 음반 수록곡 세 곡을 가창하면서 무대를 채우기도 했다.
먼저 알리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여자다. 굉장히 어느 때보다 기쁘다. 이별 발라드가 아닌 다른 장르로 처음으로 타이틀을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쁘다. 오매불망 기다렸다"라면서 설렘을 담은 소감을 전했다.

'화이트홀'은 블랙홀이 흡수한 것을 빛으로 방출해 공간의 에너지로 사라진다는 이론을 토대로, 일상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흡수해 음악으로 치유와 위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돌려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에 짙은 호소력과 마음을 울리는 감성 발라드와는 차별화된 시도를 보여주는 곡들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내가, 나에게'는 알리가 이제까지 들려준 적 없는 팝록 장르로, 쉬운 멜로디와 시원한 고음이 인상적인 곡이다. 삶에 지쳐 포기하고 싶어 하는 나에게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다짐과 용기를 주는 희망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알리는 많은 변화를 시도한 것에 대해 "이별 발라드는 아무래도 많다. 항상 타이틀이 이별 발라드다 보니까 내 자신도 축축 처지는 기분도 들고 징크스도 생겼다. 노래가 나올 때마다 헤어지게 되더라. 징크스를 깨고 싶었고, 삶을 좀 더 즐겁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에서 즐거워야하지 않을까 해서 팝 록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알리에게 따라오는 이별 노래에 대한 그림자가 쉽게 지워지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 알리 역시 같은 생각으로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대중이 원한다면 언제든 이별 발라드도 부르겠다는 알리다.
알리는 자신이 추구하는 즐거운 음악과 대중이 알리에게 원하는 음악 사이의 간극에 대해 "실험대라고 할 수도 있다. 이별 발라드가 나에게는 공식처럼 있었다. 그걸 깨려고 노력하는 것은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거다. 내가 좋은 곡을 장르, 가사에 상관없이 들려준다면 언젠가는 들어줄 거라고 본다"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사실 이별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도 할 수 있는 것이 '불후의 명곡'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50곡 넘게 불렀다. 나도 장르에 대한 제한이 없어졌고, 나는 평생 노래할 거니까 더 다양한 것을 보여드리자는 마음이다. 알리표 발라드를 듣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지 들려줄 수도 있다. 균형이 안 맞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알리의 음색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음색 자체도 이별 발라드에 더욱 잘 어울린다는 반응에 대한 것. 알리는 "내가 잘하는 음악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항상 시도하고 노력하고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불후의 명곡'에서도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대해 알리는 "음역대가 알토 파트라 여자 음역대의 미나 솔을 낼 수 없었다. 너무 내고 싶어서 코러스 활동 할 때도 연습을 많이 했었다. 그 음역대를 넘나들려면 여러 가지 장르를 해봐야한다는 강박이라고 할까요? 나만의 욕심이 있다. 안 되면 말고라는 생각도 있다. 알리에게 안 어울리는 장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목소리가 안 나오기 전까지는 항상 모든 장르를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알리는 "사실 어렸을 때 판소리를 했기 때문에 약간 비련의 목소리, 이별 발라드에 어울리는 가수로 지정이 돼 있는 것 같다. 판소리 안 에서도 한을 표현한 것도 있지만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민요를 노래하는 목소리도 있다. 내 소리가, 이 개성이 장점이지만 단점일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이걸 더 펼쳐서 노래하다 보면 사람들이 더 좋아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자신만의 생각을 확실히 했다.
'불후의 명곡'의 디바에서 이별 발라드 여신, 그리고 이제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알리다. 더욱 다양해질 알리의 음악 세계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seon@osen.co.kr
[사진]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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