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이지만 배우 이광수는 그것이 없어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줬다.
이광수는 14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공개한 영화 '돌연변이'에서 시종일관 생선 탈을 쓰고 연기를 하면서도 돌연변이가 된 박구 캐릭터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돌연변이'는 실험에 참여한 청년 박구가 신약의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광수는 극 중 신약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박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극 중 이광수의 얼굴이 등장하는 건 딱 두 장면 뿐이라는 점. 그것마저도 이광수의 얼굴이 담긴 사진이 전부다. 즉, 이광수가 자신의 얼굴로 연기하는 장면은 단 한 장면도 없다.
배우에게 얼굴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 눈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배우는 눈에 감정을, 얼굴 표정 하나하나에 감정을 실으며 연기하기에 얼굴은 제1순위 필수요소다. 그러나 '돌연변이'에서 이광수는 철저하게 얼굴을 '거세'당했다. 얼굴 대신 그가 택한 건 생선 탈.
표정이 없어진것도 물론이거니와 무게 8kg의 생선 탈을 쓰고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하지만 이광수는 고개 각도, 손동작, 몸짓 등으로 돌연변이가 된 박구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영화에 재미를 더했다.
박구는 임상실험에 참여했다가 신약 부작용으로 생선이 돼버린 인물.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가 갑자기 '나쁜 놈'으로 전락해버리는 굴곡진 인생을 사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인물을 이광수는 오직 손짓, 몸짓, 발짓만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영화의 말미.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터라 어떤 내용인지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이광수의 걸음걸이만으로도 박구의 심정을 포착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한편 '돌연변이'는 권오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돌연변이'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