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 황재근, 어서 와 이런 왕실빡빡이는 처음이지?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0.15 06: 54

여성스러운 말투와 섬세한 손동작, 특유의 웃음소리로 ‘마리텔’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디자이너 황재근의 입담은 여전했다. 지난 14일, ‘우왕우왕우왕 왕실 특집’으로 진행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 출연한 디자이너 황재근은 어김없는 예능감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황재근은 프로그램 초반부터 거침없는 발언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유난히 하얘 보이는 머리색에 MC 김구라는 “얼굴 톤이랑 머리랑 맞춘 거냐”며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황재근은 “웃을 일이 많을 것 같아서 오늘은 칠했다”며 “웃으면 대가리가 시뻘게지거든요”라고 답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위로 꼬아 올린 수염의 스타일링 노하우를 밝히기 위해 목공용 본드를 가지고 나온 황재근은 즉석에서 시범을 보였다.
하지만 본드가 생각처럼 나오지 않자 황재근은 “어우 안 나오고 지X이야”라며 중얼거렸고,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에 그는 황급히 입을 가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런 그의 모습에 MC들은 “중얼거리는 게 엄청 웃기다”며 폭소했고, 이내 황재근은 “손끝으로 꼬면서 말아 올린 상태로 수염을 잡고 불어 올리면 고정 된다”며 즉석에서 수염 스타일링을 하는 모습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거침없는 황재근의 입담은 계속됐다. MBC '복면가왕‘의 가면을 제작하는 그는 야심작이었던 사이보그 가면을 남다른 머리 사이즈로 유명한 김태균이 착용하게 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가면을 쓴 후 고통을 호소하는 김태균의 비보를 전해들은 그는 그럴 리가 없다며 의구심을 표했지만 가면을 쓰고 있는 김태균의 모습을 본 후 “옥죄는 고통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며 바로 가면의 측면을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황재근은 유학시절 사귄 여자 친구 이야기를 꺼냈고,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민감하게 반응하던 독특한 매력의 여자 친구의 손짓과 말투를 재현하며 맛깔나게 이야기를 살리는 그의 입담에 모두는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렇게 친근하고 털털한 매력을 발산하던 그의 화려한 이력이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홍대 도예과 졸업 후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인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학교를 한국인 최초로 졸업한 그는 스스로를 우등생이었다며 자화자찬했고, 뛰어난 실력 탓에 친구들의 시기와 질투, 심지어 왕따까지 당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 5남매 중 막내였던 황재근은 유학을 갈 정도로 유복한 편이 아니었지만 유학이 너무 가고 싶어 동화책 그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고, 돈을 모아 떠난 유학 시절에도 “거지같이 살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옷을 주워 입는 것은 물론이고, 중고거래가 활발한 벨기에에서 중고 장터가 끝난 후 버린 물건을 한 보따리씩 주워 와 살림을 마련하기도 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늘 유쾌하고 밝은 모습 뒤에 숨겨진 무던한 노력과 고생을 짐작케 했다.
이렇듯 황재근은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대담한 발언과 빠른 말투, 독특한 매력 속에 숨겨진 소박한 인간미로 수요일 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아직도 털어놓을 것이 많아 보이는 그의 무궁무진한 이야기는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했고, 꾸밈없고 솔직한 그의 매력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 nim0821@osen.co.kr
[사진] ‘라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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