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예능 보석들을 발굴하거나, 재발견하는 일이 참 많은 프로그램이다. MC들의 독한 농담 속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를 지켜보다 보면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기도 하고, 스타들의 대처 능력 속 웃음 장치에 빵빵 터지기도 한다. 웃긴 상황을 만들어내는 강점이 독설인 셈이다.
‘라디오스타’는 자타공인 지상파 토크쇼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이다. 다른 토크쇼들이 오래 방송하면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와중에 ‘라디오스타’는 MC들의 독설과 깐족거림 속 스타들이 어떻게 반응을 하느냐를 벌써 8년째 보기 있지만 지루하지가 않다.
김구라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농담으로 재미를 선사한다면, 윤종신은 옆에서 깐족거리고, 규현은 때마다 젊은 감각의 재치를 발휘한다. 김국진은 사방으로 독설이 난무하는 분위기를 정제된 진행으로 정리하는 역할이다. 4명의 MC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오면서 만들어지는 웃음 조합이 기본적인 ‘라디오스타’의 힘. 토크쇼는 게스트에 따라 웃음 강도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라디오스타’는 그 차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데 성공해 장수 토크쇼의 힘을 보여주는 중이다.
그래서 때론 재미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스타가 출연해 예상 외의 큰 웃음을 안기기도 하고, 주고 받는 독한 이야기들 속 아슬아슬한 묘미가 있기도 하다. 평소 비호감이었던 스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기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던 조연 배우들의 범상치 않은 입담에 놀라기도 한다. ‘라디오스타’는 유명한 스타 뿐만 아니라 평소 토크쇼에서 보기 쉽지 않은 무명의 스타 혹은 ‘미친 존재감’으로 불리는 배우들이 출연해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털어놓으며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게스트에 따라 독설이 강하기도 하고, 어느 땐 약하기도 하며 기본 이상의 웃음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이 ‘라디오스타’인 것.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해도 절대 홍보를 할 수 없는 산만한 질문 세례, 출연을 후회한다는 표정이 가득한 스타들의 당황스러운 표정, 방송 후 괜한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독한 구성이기도 한 후폭풍. 이 예측불가한 재미가 있는 ‘라디오스타’에 스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어찌 됐든 출연만 하면 큰 관심을 받기 때문일 터다.
지난 14일 방송에서 아역 배우 출신인 김희정이 다재다능한 매력으로 시선을 끌기도 하고, 디자이너 황재근의 솔직하면서도 엉뚱한 입담이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방송 후 출연자들이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싹쓸이 하는 방송, ‘라디오스타’의 놀라운 힘이 오늘도 발휘되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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