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라스’ 황재근, 숨소리조차 웃긴 유일무이 디자이너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0.15 13: 03

벨기에 왕립 예술학교 출신의 정통 실력파 디자니어, ‘복면가왕’의 가면 수공업자 등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그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은 디자이너 중 가장 웃긴 디자이너다.
황재근은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김구라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도 함께 출연 중인 황재근은 자신이 만든 셔츠를 입고 있는 김구라를 보며 “저건 내 대표작 아니다. 샘플이다 샘플”이라고 농담하며 이날 방송의 포문을 열었다.
사실 황재근의 독특한 캐릭터는 그의 헤어스타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머리카락 한 톨도 용납하지 않고 깔끔하게 민 황재근은 웃으면 머리가 시뻘게지기 때문에 분칠을 했다며 직접 시범까지 보이는 모습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게스트들의 농담에 웃는 경우가 드문 김구라의 야박함마저 무너뜨릴 정도.

또한 H대 출신이라는 말에 규현이 “한양대냐”라고 묻자 “어우~홍대!”라며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스튜디오를 웃음으로 꽉 채웠다. 여기에 ‘라디오스타’ 특유의 재기발랄한 CG가 더해지자 그 재미가 더욱 배가됐다. 이어 황재근은 “원래 작업실이 청담동에 있었는데 살짝 망해서 지금은 동대문에 있다”고 자폭도 서슴지 않는 입담으로 그를 신기한 듯 쳐다보는 빅토리아의 눈빛을 온 몸으로 받아냈다.
뿐만 아니라 MC들이 김희정의 이국적인 외모에 대해 얘기하자 “저도 유학파인데 그런 느낌 안 나냐”며 거침없이 치고 들어오는 점 또한 여타 게스트들과 다른 모습이었다. 유학파보다는 뭉크의 ‘절규’ 느낌이 난다는 김구라의 말에 바로 이를 따라하는 모습도 인상적.
이어 평소처럼 게스트들의 대답을 가로채는 김구라에게 “가만히 좀 있어보라”고 타박하고, 엉뚱한 디자인을 제안하는 말에는 야유를 쏟아내는 황재근의 모습에 시청자들 역시 사이다처럼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게스트들이 가장 출연하기 두려워 한다는 프로그램에서도 기죽지 않는 황재근의 모습에 보는 이들 역시 마음 편히 웃을 수 있었던 것.
그런가하면 유학 시절 겪었던 고생에 대한 얘기도 밝혔다.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 5남매 중 막내였던 황재근은 유학을 갈 정도로 유복한 편이 아니었지만 유학이 너무 가고 싶어 동화책 그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고, 돈을 모아 떠난 유학 시절에도 “거지같이 살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옷을 주워 입는 것은 물론이고, 중고거래가 활발한 벨기에에서 중고 장터가 끝난 후 버린 물건을 한 보따리씩 주워 와 살림을 마련하기도 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늘 유쾌하고 밝은 모습 뒤에 숨겨진 무던한 노력과 고생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황재근은 꾸밈없는 모습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라디오스타’를 들었다 놨다하는 예능감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앞으로도 디자이너로서는 물론, 각종 예능과 방송에서 그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그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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