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삼시세끼' 차승원·유해진, 참 잘 뽑았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23 08: 18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은 이상하리만큼 질리지가 않는다. 늘 신선하고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시청자들이 매번 같은 장소, 같은 인물에 식상함을 느끼고 색다른 볼거리를 찾아 나설 수도 있는데 나영석 PD의 tvN 예능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에는 이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모양새다. 나 PD가 이번에도 사람 보는 눈이 누구보다 탁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는 차승원과 유해진은 ‘삼시세끼’를 이끄는 안주인으로서 제격이다. 참 잘 뽑았다.
나 PD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끼리 ‘시청자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를 종종 이야기했다. 시즌2라고 해도 시즌1과 다르게 가는게 아니라 정선편이 똑같은 장소에서 한 것처럼 별 일 일어나지 않는 장소에서 살아가는 거를 연속극처럼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조금 덜 재미있더라도 안정감, 일일드라마 보듯이 보는 재미도 괜찮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만재도 편은 특히나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의 차원을 넘어선 재미와 감동을 안기곤 한다(정선편보다 좋다고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마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삶을 담은 정겨운 ‘인간극장’ 같다고나 할까. '차줌마' 차승원과 '참바다씨' 유해진이 빚어낸 부부 케미스트리가 지루할 틈 없이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낸다.

사실 ‘삼시세끼’의 구성은 특별하게 첨가한 조미료 없이 시간의 순리대로 유유히 흘러간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추리력을 앞세운 게임을 하고, 온몸을 내던지는 겨루기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단순하다고 볼 수 있다.
엄마 역의 차승원과 아빠 역의 유해진, 그리고 아들 역할의 손호준이 만재도 집에서 하루 세 끼를 손수 만들어 먹는 것이다. 직접 식재료를 구하러 나가고, 들어와서 요리를 하고 한 상에 앉아 먹는 것이 전체적인 내용이다. 정말 특별한 것 없는 세끼집이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결국은 차승원과 유해진이 조합을 잘 이루고 있다는 답이 나온다.
세끼네 가족들, 가끔 놀러온 손님들이 먹고 싶다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주는 차승원의 따뜻한 마음과 좋은 재료를 구해오고 싶어 하는 유해진의 책임감이 만나 최상의 호흡을 빚어낸 것. 즐거움 없는 이 시대에‘쿡방’의 인기와 맞물려 차승원의 요리쇼는 가히 인기 폭발이다. 베테랑 주부도 레시피를 메모해 둘 정도로 수준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타고난 연기력을 가진 차승원과 유해진이 깨알 같이 보여주는 콩트도 웃음을 안긴다.
여기에 순종적으로 이들의 말을 잘 따르는 손호준까지 가세하면 재미가 배가된다. 지루하리만큼 반복되는 일상에서 졸리면 잠을 자고, 배고프면 밥을 차려먹는 세 사람의모습이 일에 지친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이들은 행복이 멀리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다시 돌아온 차승원과 유해진의 변한 듯 변하지 않은 관계가 다시 한 번 지켜보는 재미를 높인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한층 더 좋아졌고 따뜻해진 계절 덕분에 아름다운 어촌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삼시세끼’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차승원과 유해진을 잘 뽑았다는 얘기다./ purplish@osen.co.kr
[사진]'삼시 세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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