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상결혼 부부가 탄생했다. 오랜 시간 선후배 사이로 지내온 방송인 윤정수와 김숙이다. 첫 만남치고는 건조했지만 한 마디 할 때마다 빵빵 터졌다. 이 커플, 벌써부터 ‘꿀잼’ 냄새가 난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JTBC ‘님과 함께 시즌2 –최고(高)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에서는 새 커플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기욤 패트리와 배우 송민서 커플, 개그맨 윤정수와 김숙 커플이 첫 등장했다.
실제 연인 사이답게 달달한 기류를 내뿜던 기욤과 송민서 커플과는 달리 윤정수와 김숙은 첫 만남부터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도 그런 것이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가상결혼을 시작한 터라 기대감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상형은 각각 배우 최여진과 이상윤. “제 주제에 이상형이 어디 있어요. 굳이 얘기하라면 저랑 정 반대의 몸을 지닌 여성분이요”라던 윤정수와 “호감형에 깔끔한 스타일이요. 이상형이니까”라던 김숙이었다.
이상과 다른 현실을 마주한 두 사람은 꿈꾸던 이상형과 정반대의 서로를 마주했다. 이는 비단 외모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건실한 편에 속하는 김숙은 “결혼 상대에게 빚이 있으면 서로 힘들다”고 말했지만 윤정수는 ‘파산의 아이콘’이었다. 본인은 현재 빚을 모두 청산했다고 고백했다만 경제관이 매우 다르다. 실제로 부부관계에 있어 자주 갈등을 빚는 문제가 바로 이 돈 문제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윤정수와 김숙은 이 문제로 자주 다툴 것이 예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과 극의 윤정수, 김숙을 섭외한 것은 오히려 신의 한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결혼생활의 판타지를 다루던 것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며 시청자의 공감을 사겠다는 것. 이들이 본격적으로 가상결혼 생활에 들어가면서 어떻게 이 간극을 줄여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실성만 높인 것이 아니다. 타고난 예능인이란 이런 것일까. 두 사람은 본적 없는 혼인계약서를 작성했다. 세부조항을 살펴보면 ‘손은 잡되 깍지는 끼지 않는다’,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다’, ‘임신은 안 된다’ 등이 실려 있다. 김숙은 “나에게 빠질까봐 걱정된다”며 “서로 사랑에 빠지지 않기를 조항에 넣자”고 제안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를 어길 시 1억 1000만 원’ 벌금까지 내걸었다. 웃음기를 싹 뺀 계약서를 작성하는 동안에도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가 있었다. 김숙은 “오빠 문서 작성하는 거 싫어하는데”라며 파산의 아이콘 윤정수의 아픈 과거를 집어내 웃음을 더했다. 웃음을 터트린 윤정수는 “너무 좋아서”라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첫 시작이 좋다. 웃음을 제대로 잡고 들어간 윤정수와 김숙 커플이 어떻게 서로를 ‘심쿵’하게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님과 함께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