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황정음을 보고 웃고 있는데, 왠지 우리에게 미소를 짓는 듯 한 착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녀는 예뻤다’는 만약에 그동안 배우 박서준이 연기한 수많은 드라마를 다 보고도 그의 팬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단언컨대 버티기 힘든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정이나 한 듯 자꾸 웃는 박서준이 안방극장에 기분 좋은 설렘을 안기고 있다.
박서준은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지성준 역을 맡아 한없이 멋있는 남자를 연기하는 중. 지난 15일 방송된 9회는 김혜진(황정음 분)이 성준과 김신혁(최시원 분)이라는 두 멋있는 남자에게 집중된 사랑을 받기 시작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삼각관계가 불타오르면서 남자 인물들의 매력이 극대화됐는데, 박서준은 이날 여러 차례 지어보인 미소로 참 많은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했다.
박서준은 배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탄탄한 발성을 가지고 있는 연기자.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가 그의 연기를 몰입해서 보게 만든다. 이야기가 중반으로 흐를수록 그가 표현하는 성준이 사랑에 흔들리면서 벌어지는 혼란이 안방극장에 여실히 전해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혜진만 바라보고, 첫 사랑으로 오해하고 있는 민하리(고준희 분)를 내팽개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혼동이 배우가 그동안 차근차근 깔아놓은 감정 복선 덕에 설득력 있게 그려지는 중.
박서준은 성준의 사랑과 혼란을 이해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혜진에게 자꾸만 시선이 가는 성준을 멋있게 표현하고 있다. 서글서글한 눈빛과 애정이 듬뿍 담긴 환한 미소가 9회에만 셀 수 없이 등장, 시청자들을 참 흐뭇하게 했던 것. 안방극장은 그동안 혜진과 성준이 서로 달달한 사랑을 하길 기대했는데, 이 같은 바람은 박서준이 제대로 충족시키는 연기를 하고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 그대로를 그려내며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녀는 예뻤다’ 로맨스의 흥미를 높이고 있는 것.
박서준의 연기는 군더더기가 없고 담백한 맛이 있다. 다양한 작품을 거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재능을 점점 발전시켰고, 그의 작품을 꾸준히 본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젊은 배우가 가진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힘 외에도 감정 연기가 뛰어나다는 칭찬을 매 작품마다 받고 있다는 게 박서준이라는 배우의 가장 큰 무기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박서준은 ‘그녀는 예뻤다’에서 다른 배우들에 비해 크게 망가지지 않는다. 간혹 웃긴 장치가 있지만 독야청청 멋있어야 하는 인물인데, 그러다 보면 로맨틱 코미디에서 다소 밋밋할 수 있는 단점을 껴안고 시작했다. 허나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성준의 매력이 극대화되고 있다는 것은 박서준이 자신이 맡은 인물을 잡아먹으며 단점을 숨길 수 있는 내공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너무도 빠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재 드라마의 큰 인기와 배우에 대한 호평일색의 안방극장 반응을 감안하면 연말 시상식에서 그가 큰 상을 받아갈 것이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게 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 MBC 제공